최윤범 회장, 온산제련소 찾아 게르마늄 투자 점검
아연 제련 ‘헤마타이트 공정’ 국가핵심기술 지정
희소금속 생산 확대하며 탈중국 공급망 전선 합류
美·울산 주요 인사 방문 잇따라···경제안보 역할 확인

지난 28~29일 온산제련소를 방문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게르마늄 공장 신설 준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고려아연
지난 28~29일 온산제련소를 방문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게르마늄 공장 신설 준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고려아연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국내 비철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회장 최윤범)이 전략광물 분야 투자에 이어 국가핵심기술까지 확보하며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 안보 차원에서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의 중요성이 재조명되면서 주요 인사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말 울산 온산제련소를 방문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전략 광물 및 귀금속, 반도체 황산 등 생산 현장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경제 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해 방산 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방문은 후속 행보 성격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고려아연은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 산업이자 탈중국 전략광물 공급망의 한 축을 이루는 주요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임직원 여러분 역시 국익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고려아연은 아연·연·구리 등 주요 비철금속뿐 아니라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희소금속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해 왔다. 최근에는 게르마늄 생산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미·중 갈등 등 국제 정세가 전략광물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경제안보 차원의 협력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 측은 “자원 무기화와 국가 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전략광물과 희소금속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게 최 회장 등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 사진=고려아연

◇ 아연 제련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

고려아연은 지난 1일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하는 ‘저온·저압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해당 기술은 해외 유출 시 국가 경제안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고도 기술로, 국내에서는 고려아연만이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산업부는 기술과 경제적 가치 등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시 국가안보와 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 관계 법령인 산업기술보호법 등으로 철저하게 보호한다. 이번에 산업부가 국가핵심기술로 추가한 헤마타이트 공정 기술은 아연 제련업계에서 고려아연만이 유일하게 상용화해 경쟁사들과 차별화에 성공한 기술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 셋째)이 최근 울산 온산제련소를 방문한 미국 '포머 멤버스 오브 컨그레스(FMC)' 대표단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FMC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 셋째)이 최근 울산 온산제련소를 방문한 미국 '포머 멤버스 오브 컨그레스(FMC)' 대표단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FMC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 주요 인사 방문 이어져···정책·지역 협력 확대

온산제련소를 찾는 주요 인사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전직 의원들로 구성된 FMC(Former Members of Congress) 대표단은 지난달 현장을 방문해 한국 제조업과 전략광물 산업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고려아연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달 30일 김두겸 울산시장은 온산제련소에서 ‘10월 월간업무계획 보고회’를 열고 울산의 신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김 시장은 “록히드마틴과 체결한 게르마늄 공급망 협력 MOU는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안보형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향후 행보가 한층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내 비중국산 가공시설 투자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 회장은 지난달 싱가포르 매체 ‘더월드폴리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비중국산 가공 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분명해졌다”면서 “고려아연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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