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루프원주 출시 임박···장기 환자 위한 옵션
생동 재평가 이슈 발생···1위 대웅 ‘루피어데포주’ 포함
“1달 한 번 투여, 입증 쉽지 않아”···LG·동아, 영업 박차 예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18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성조숙증 치료제 시장에서 LG화학과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등 대형 제약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동등성 재평가 이슈가 발생, 각사 영업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펩트론이 생산하고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영업과 유통을 담당할 1개월 지속형 중추성 사춘기 조발증 치료제 ‘루프원주’ 국내 출시가 임박했다. LG화학은 지난 26일 한 호텔에서 발매 심포지엄을 열어 루프원주 개발 과정, 임상 결과, 성조숙증 치료 최신 트렌드를 공유한 바 있다. 스마트데포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약물 방출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루프원주는 장기 치료가 필요한 성조숙증 환자를 위한 치료 옵션으로 분석된다. 루프원주 급여화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LG화학은 출시 예정일 등 구체적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알려진 대로 루프원주는 일본 다케다제약 오리지널 ‘루프린’ 제네릭(복제약)이다. 이에 조만간 약가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LG화학이 조만간 진입할 국내 성조숙증 치료제 시장은 18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된다. 시장 1위는 연매출이 300억원대로 추산되는 대웅제약 ‘루피어데포주’로 파악된다. 루프원주와 루피어데포주는 모두 ‘류프로렐린’ 제제다. 대웅제약은 외견상 여유 있는 모습으로 알려졌다. 단, 대웅제약은 루프린 제네릭 루피어데포주의 11.25mg 임상 3상을 진행하다 올 상반기 중단한 상황이다. 시장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루피어데포주 신규 제형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장에 진입했던 동아에스티도 활발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7월부터 입센코리아와 성조숙증 및 전립선암 치료제 ‘디페렐린’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공동 진행하는 것이다. 종합병원 영업은 양사가 협력하고 병의원은 동아에스티가 전담하는 구조다. 디페렐린은 입센이 개발한 GnRH(생식샘 자극 방출 호르몬) 작용제다. 루프원주, 루피어데포주와는 성분이 다른 ‘트립토렐린’ 제제다.
이같은 시장 상황에서 변수가 발생, 여파가 주목되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국내 제네릭의 제제별 생물학적 동등성 재평가 일정을 확정했는데 류프로렐린 성분 의약품은 오는 2027년까지 생동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생동성 재평가는 판매 중인 제네릭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효능을 갖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지칭한다. 류프로렐린 제제에는 대웅제약 루피어데포주 외에도 동국제약 ‘로렐린데포주사’, 한올바이오파마 ‘엘리가드주’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류프로렐린 제제는 1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성분인데 동등성 입증이 쉽지는 않다”며 “해당 주사제 효능이 한 달 동안 일정하게 유지되느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규모가 큰 정부의 약제 평가 작업이 진행되면 제약사들은 전사적으로 올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기존 품목 영업이나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할 때가 발생한다는 것이 제약업계 전언이다.
상대적으로 LG화학과 동아에스티는 제품 영업에 전력을 기울일 수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LG화학 관계자는 “루프원주는 루프린과 생물학적 동등성을 확보한 국내 유일의 류프로렐린 제제”라며 생동 재평가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루프원주를 출시하려는 시점에서 공교롭게 류프로렐린 제제 대상 생동 재평가가 예고됐다”며 “신제품을 내놓는 LG화학이나 최근 시장에 진입한 동아에스티가 영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