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뇨스 현대차 사장 “합작 배터리 공장 2~3개월 늦어질 듯”
구금 사태에도 대미 투자 계획 변화는 없어
정의선 회장 “미국은 현대차에게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장”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이민자 단속 여파로 현지 공장 건설이 수개월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번 이민 사태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대미 투자는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배터리 공장 건설이 2~3개월 정도 지연될 것이라고 전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 / 사진=현대차그룹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 사진=현대차그룹

보도에 따르면 무뇨스 사장은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 행사에서 “이번 일은 우리에게 최소 2∼3개월의 지연을 일으킬 것”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한국) 복귀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인 근로자들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공장 건설 단계에선 수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하며, 미국에선 당장 구할 수 없는 기술과 장비들이 많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한국인 구금자들이 귀국후 미국 재입국 등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한국 측 설명이나, 현지 법규상 문제로 향후 실제 불이익이 없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미국 당국이 기습 이민 단속을 벌이면서 한국인 300여명이 구금됐다. 이후 양국 협상이 이뤄지며 약 1주일이 지난 11일(현지시각) 풀려난 한국인들이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이들은 한국시간 오늘 오후 3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무뇨스 사장은 신규 공장 건설 지연에 따라 우선 조지아주 SK온 공장 등에서 배터리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번 구금 사태에도 현대차의 대미투자 입장은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무뇨스 사장은 “(이번 구금 사태가) 매우 안타까운 사건이었지만, 우리 회사에 미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많은 투자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중국과 함께 최대 시장이며, 최근 현대차에겐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

올해 2분기 기준 현대차 미국 판매량은 26만2000대로 전체 지역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미국 내에서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면서 고급, 대형차, 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종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향후 전기차 시장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사진=현대차

한편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한국인 근로자들이 풀려나 귀국하는 것과 관련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정의선 회장은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함께 더 나은 (비자) 제도를 만들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현대차그룹에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장이며 앞으로도 미국 시장에 더 많은 기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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