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에 이어 1b D램, MR-MUF 공정 활용···AI 성능 69%↑
10Gbps 이상 속도 구현···JEDEC 표준 넘어

SK하이닉스의 HBM4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HBM4 / 사진=SK하이닉스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SK하이닉스가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신제품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을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SK하이닉스는 경쟁사 중 가장 먼저 주요 거래선에 HBM4 시제품을 공급하고, 품질 평가에 돌입한 바 있다. 회사는 이번 HBM4 양산 체제 구축 역시 세계 최초로 이뤄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새로운 AI 시대를 견인하게 될 HBM4 개발에 성공하고 이 기술적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의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당사의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연결한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로,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성능이 높단 점이 특징이다. 지난 2023년 1세대(HBM)에 이어 2세대 (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6세대(HBM4) 순으로 개발되고 있다.

HBM4는 이전 세대보다 2배 늘어난 2048개의 데이터 전송 통로(I/O)를 적용해 대역폭을 2배로 확대하고 전력 효율은 40% 이상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고객 시스템에 도입할 시 AI 서비스 성능을 최대 69%까지 향상시킬 수 있어,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또 이 제품에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이상의 동작 속도를 구현해, HBM4의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 동작 속도인 8Gbps를 크게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AI 수요와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더 빠른 시스템 속도를 구현하기 위한 고대역폭의 메모리 수요가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여기에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 운영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메모리의 전력 효율 확보가 고객들의 핵심 요구사항으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는 향상된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갖춘 HBM4가 이 같은 요구를 해결하는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주환 SK하이닉스 HBM개발 담당(부사장)은 “HBM4 개발 완료는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 에너지 효율, 신뢰성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해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신속한 시장 진입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4 제조에 이전 세대에도 활용했던 어드밴스드 MR-MUF(매쓰 리플로우 몰디드언어필) 공법을 유지했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NCF 방식 대비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특히 기존 MR-MUF 방식을 개선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통해 칩을 쌓을 때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고, 휨 현상 제어도 향상해 안정적인 양산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선단 공정인 10나노급 5세대(1b) D램 기술도 유지했다. SK하이닉스 안정적인 수율을 통해 이전 세대인 HBM3E에서 높은 신뢰성 기준을 달성하고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HBM4 제조에도 1b D램을 적용해 양산 과정의 리스크를 최소화한단 방침이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사장(CMO)은 “이번에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 구축을 공식 발표한 HBM4는 AI 인프라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징적인 전환점으로, AI 시대 기술 난제를 해결할 핵심 제품”이라며, “당사는 AI 시대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다양한 성능의 메모리를 적시에 공급하여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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