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D 선두 삼성전자와 격차↓···“내년 321단 QLC 기반 eSSD로 AI 서버 공략”
내년 데이터센터에 V9 QLC 기반 eSSD 공급
V9 낸드 적용 SSD 개발 가속해 AI 시대 대응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SK하이닉스가 321단 V9(9세대) 쿼드레벨셀(QLC) 낸드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주요 데이터센터에 이를 기반으로 한 엔터프라이즈향 SSD(eSSD)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용량 eSSD 스토리지 솔루션을 앞세워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에서도 삼성전자의 선두 추격을 가속화한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교영 SK하이닉스 TL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델 테크롤로지스 포럼에서 “우리는 내년 PS1101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이는 모든 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하우스 SSD 제품로, 321단 V9 QLC 낸드를 사용하고 있다. 용량은 256TB, 유저 용량 기준으론 245TB를 구현했으며 내년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만나볼 수 있다는 건 데이터센터용으로 들어가는 시점을 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PS1101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등 고객사 맞춤형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제작한 PS1010의 후속작이다. V9 300단 이상 낸드를 QLC 방식으로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낸드는 각 셀에 저장하는 데이터 비트 수에 따라 SLC(싱글레벨셀), MLC(멀티레벨셀), TLC(트리플레벨셀), QLC(쿼터레벨셀) 등으로 나뉘며, QLC로 갈수록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크다. 메모리업계에선 초고용량을 요구하는 기업용 SSD을 타겟으로, 9세대부터 QLC 방식으로 낸드 제품을 양산 개발하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기술을 통해 PS1101의 용량을 기존 제품 대비 2배 늘렸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100% 빨라졌고, 쓰기와 읽기 성능은 각각 최대 56%, 18% 개선됐다. 데이터 쓰기 전력 효율도 23% 이상 증가했다.
이 TL은 “SSD가 직접적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통신하는 경우 가장 비싸고 성능 좋은 SSD도 중요하겠지만, 고객사가 요구하는 각 워크로드에 최적화돼있는지, 엔비디아 스토리지 솔루션들과 구동했을 때도 문제없이 잘 동작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V9은 300단이 넘는 낸드로, 우리는 321단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층수를 자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PS1101을 필두로 해서 이를 기반으로 TLC, QLC를 적용한 SSD 제품을 전부 다 개발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기업용 서버 스토리지 시장에선 HDD(하드디스크)가 주류였지만, 최근엔 SSD가 높은 안정성과 낮은 소비전력을 강점으로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SK하이닉스가 시장에 선보여온 SSD 용량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61TB(테라바이트)에서 올해 122TB, 내년엔 245TB로 급증하는 반면, HDD는 같은 기간 32TB, 36TB, 40TB 등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TL은 “QLC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전력소모 부분으로, 엔비디아는 서버 클러스터를 구성할 때 GPU가 있는 컴퓨터 서버 대비 스토리지 서버에는 굉장히 적은 전력소모를 요구하고 있다. 이 제한된 전력을 가지고 최대의 용량을 구축해야 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며, “SSD 서버와 HDD 서버가 어느 정도 용량을 구성할 수 있는지 비교한 결과 64TB QLC SSD와 24TB HDD로 서버를 구성했을 때 SSD가 1.6배가량 더 많이 집적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내년, 내후년이 되면 이러한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SK하이닉스(자회사 솔리다임 포함)의 eSSD 매출은 14억 6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47.1%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점유율은 20.8%에서 26.7%로 5.9%p 확대됐다.
반면, 삼성전자의 2분기 eSSD 매출은 18억 99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0.5% 성장에 그쳤다. 점유율은 39.6%에서 34.6%로 5%p 감소했다. 시장 선두 자리는 유지했지만, 이로써 2위 SK하이닉스와의 격차는 18.8%p에서 7.9%p로 크게 좁혀졌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 대비 V9 낸드 기반의 eSSD 양산 일정을 빠르게 앞당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단 계획이다.
이 TL은 “이전 제품들도 훌륭한 성능을 지니고 있지만, V9 낸드를 적용함으로써 전력, 성능 측면에서 더 강화된 SSD를 개발 중”이라며, “이를 통해 더 고도화되고 있는 인공지능(AI)의 요구사항에 대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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