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등 계열사별 임원들 재배치
조직문화 통합하고 그룹 ‘성장 공식’ 적용하려는 취지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한온시스템이 최근 실적 개선에 분투하는 가운데 한국앤컴퍼니를 비롯한 모그룹 계열사 인재를 속속 영입했다. 모그룹인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 1월 사업 시너지를 노려 한온시스템 지분을 인수한 후, 그룹의 성장 공식을 적용하려는 모양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지난 상반기 매출액 5조4760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10.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7.6%나 감소했다. 자동차 열 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인 한온시스템은 해당 기간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증가세와 우호적 환율 등에 힘입어 매출을 늘렸다.
하지만 미국 관세 정책, 공급망 비용 부담 등 요인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했다. 한온시스템이 운영자금, 시설자금 등을 조달하기 위해 차입을 늘려온 결과 부채비율도 상승했다. 한온시스템 부채율은 지난 상반기말 기준 257.2%로, 작년 같은 시점에 기록한 254.2%에 비해 소폭 올랐다.
한온시스템이 재무지표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난 14일 2분기 경영실적 발표 당시 자금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 추진 계획을 공개하자 주가가 하락하는 등 더욱 위축된 실정이다. 한온시스템은 이번 하반기 친환경차 시장에서 기존 고객사와 공급 계약 수주(re-win) 성과를 늘리는 한편, 비용구조를 개선해 지표를 개선한단 전략이다. 업계에선 한온시스템의 성과를 지켜봐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이) 구조조정, 재무구조 개선까지 이루면 실적과 기업 가치를 회복할 토대가 마련되겠다”면서도 “소액 주주들은 그때까지 불확실성의 시간을 조금 더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계열사별 전략기획·노사관계·비용혁신 전문가 영입
한온시스템은 실적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근 한국앤컴퍼니 등 그룹사 인재를 임원으로 선임해 리더십을 재편 중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신규 편입한 한온시스템에 기존 계열사 인재를 배치해 조직의 기능적, 문화적 융합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 16일, 한국앤컴퍼니 미래전략실장을 맡고 있던 고보미 전무가 한온시스템 전략혁신본부장으로 부임했다.
고 전무는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를 위한 협상과 실사를 주도했으며,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에는 미래전략실장과 인수추진단(PMI) 전략을 겸임하며 통합 작업을 이끌었다. 이번 보직 이동으로 한온시스템의 그룹사 편입에 따른 시너지 창출과 더불어 미래 성장전략의 수립 및 실행을 총괄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전무는 한국타이어 공채 출신으로 인사, 전략, 혁신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아트라스BX 전략팀장을 거쳐 지주사로 복귀한 뒤, 아트라스BX–한국앤컴퍼니 합병 등 다양한 기획 업무를 담당하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상무 승진 1년 만인 지난해 말 전무로 초고속 승진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나가 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상근 고문은 지난 1월 위촉된 지 6개월 만인 6월 30일 퇴임했다. 한온시스템에서 30여년간 근무한 그는 대표집행임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업부문 총괄 등을 역임했다.
이밖에 지난 5월 이규환 한국앤컴퍼니 법무담당(상무보)이 한온시스템 사내 법률 고문(General Councel) 부문으로 이동했다. 지난 7월 1일부로 임명된 이대완 국내 노사관계(ER) 담당과 조형설 자회사(한온시스템EFP코리아) 비용혁신 부문 담당 등 상무보 2인도 각각 한국타이어, 한국앤컴퍼니 출신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에 그룹사 임원을 영입하는 전략으로 기업 체질 개선을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달 31일 전사 조직문화 캠페인 ‘Better Together’를 공식 론칭하며 “한온시스템이 그룹에 편입하며 계열사 간 조직문화 통합 및 내부 연대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온시스템은 그룹의 전략적 판단 아래 인재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그룹 경영철학과 문화를 사내 확산시키고 (구성원 간) 통합을 이루기 위해 기존 계열사의 조직별 전문가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