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중고 전기차 시장 작년대비 50% 성장
저렴한 가격에 고장 걱정 낮아 중고차 구매 부담 줄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신차 시장에선 테슬라 모델Y를 중심으로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고차 시장도 전년대비 50% 가까이 성장하며 전기차 시대로 차츰 진입하고 있다.

통상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한 차량일수록 신차 구매 부담이 적어 판매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중고 전기차 시장 확대는 향후 신차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1만8717대로 전년대비 47% 증가했다. 작년까진 전기차 화재와 충전 인프라 부족 등 문제로 시장이 주춤했으나, 올해에는 다양한 신차가 나오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성장을 이끌고 있는 모델은 테슬라 모델Y다. 모델Y는 올해 누적 2만1991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전체 모델 중 1위를 차지했다.

신차 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도 올해 급성장 중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2만2496대로 전년대비 47% 증가했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차급인 하이브리드(HEV) 성장률보다 가파르다. 올 상반기 HEV 중고 거래량은 5만3014대로 전년대비 1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는 3.7%, 경유는 12.4%, LPG는 9.7% 각각 줄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현대차 아이오닉5가 3192대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모델3(2462대), EV6(2414대), 모델Y(1660대), 코나 EV(1333대), 니로 EV(1003대) 순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전기 중고차, 내연기관보다 구매 문턱 낮아

기존 전기차의 경우 높은 가격으로 인해 신차 구매를 꺼렸던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고차를 구매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 중고차는 보조금이 적용된 가격에서 감가상각이 더해져 통상적으로 내연기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중고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나온 신차나 테슬라 모제품의 경우 감가폭이 낮지만, 초기 전기차 모델의 경우 가격이 많이 내려가 구매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기차는 본격적으로 신차가 나온지 5년이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중고차 연식이 짧은데다 내연기관 대비 상대적으로 품질 문제가 덜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 대비 부품 숫자가 30% 이상 적고, 엔진이 아닌 모터로 가동하기 때문에 고장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고차 구매 장벽인 품질 문제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구매 부담이 덜한 편이다.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S는 독일자동차협회(ADAC)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생산한 전기차 평균 고장률은 1000대당 4.2대로 내연기관차(1000대당 10.4대) 대비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다수 전기차 제조사들이 배터리 무상 보증 기간을 5~10년으로 하고, 각종 전기차 전용 부품도 10년 보증한 점 등도 중고 전기차 구매가 늘어나는 이유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도 인증 중고차 방식을 도입해 시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기존에 보유한 차량을 인증 중고차 서비스를 통해 매각하고, 자사 전기차를 구매할 때 보상 판매를 진행한다. 또한 매입한 전기차에 대한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상태에 따라 배터리 등급을 매겨 1~3등급을 받은 전기차만 인증 중고차로 판매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