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단협 결렬···파업권 신청 절차 진행
노조 “역대급 실적에 맞춰 성과 분배해야”···사측 “하반기 관세 등 경영환경 악화”
GM, 노사간 임금 인상률 차이 커···노조, 국내 자산 매각도 반발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교섭을 결렬했다. / 이미지=챗GPT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교섭을 결렬했다. / 이미지=챗GPT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국내 완성자동차 업계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업체간 희비가 엇갈렸다. 르노코리아와 KGM은 일찍이 임단협을 마쳤으나, 현대자동차와 기아, GM한국사업장은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단협을 결렬하며 기아 노조도 강경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 열린 제 17차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회사는 교섭 초기부터 ‘어렵다, 힘들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결렬 이유를 밝혔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했으며, 이후 중노위가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지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 올해 현대차가 파업하게 될 경우 6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이 깨지게 된다.

앞서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에 각종 수당 포함, 직군·직무별 수당 인상 또는 신설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등도 요구 중이다.

노조는 작년 회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올해 글로벌 순위도 3위에서 2위로 오른 만큼 이에 따른 정당한 성과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매출은 17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14조2396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다만 노조는 영업이익 감소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람다2 엔진 관련 품질 비용을 처리한 것으로, 실질적인 수치는 사상 최대라는 입장이다.

또한 상반기 기준 현대차그룹 영업이익은 약 13조원으로, 폭스바겐그룹(약 10조8500억원)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이에 사측은 미국 관세 등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노조 의견을 모두 수용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사 임단협 교섭이 결렬되며, 기아 노조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아 노사는 지난 12일 본교섭 1차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임단협 협상에 진입했다. 특히 오는 19일부터 실무교섭 1차를 시작으로 주 3회 집중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복지 확대, 미래 고용 확보 부분을 집중 요구할 계획이다.

앞서 기아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영업이익 30% 성과급, 주 4일제 도입, 정년 연장 등 현대차보다 강도 높은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어 사측과 교섭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GM 노사 갈등에 국내서 입지 더 약화

GM 노사도 올해 임단협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작년 순이익 15%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사측은 기본급 6만3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1600만원 등을 제시해 양측 간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다.

또한 노조는 회사가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 및 부평공장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원점으로 돌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2028년 GM과 산업은행 투자 협약이 종료되는 가운데, 회사가 자산 매각까지 진행하자 노조 내부에선 철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날 GM 노사는 임단협 교섭을 재개할 방침이나, 양측 입장 차이가 커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까지 확보한 만큼 하반기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내에서 GM 입지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7월 GM 내수 판매는 9347대로 작년대비 40.3% 줄어들며 완성차 5개사 중 꼴찌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르노코리아 판매는 3만2065대이며, KGM은 2만2777대로 GM 대비 2~3배 이상 많이 팔렸다.

르노코리아와 KGM의 경우 노사간 임단협을 마무리하며 하반기 생산 문제가 없는데 비해, GM이 파업할 경우 생산 차질로 인해 판매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르노코리아 노사는 기본급 10만3500원 인상, 타결 일시금 250만원, 변동 PI(Productivity Incentive, 생산 장려금) 150% 등에 합의했다. KGM은 기본급 7만5000원, PI 등 총 350만원 지급 등 합의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