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점유율 10.5%p 추락···3위 마이크론과 격차 크게 줄어
삼성전자도 매출 34.9% 떨어졌지만 점유율은 소폭 증가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글로벌 주요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들의 올 1분기 기업용 SSD 매출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하이닉스는 50% 이상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도 30%대 매출 감소를 기록했지만, 시장 점유율에선 소폭 증가하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업용 SSD 주요 공급업체의 총매출액은 전분기(73억 4000만달러) 대비 38.2%가량 감소한 45억 3310만달러(약 6조 2040억원)로 집계됐다. 북미 지역 주요 거래선에서 기업용 SSD의 주문을 대폭 축소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20%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용 SSD 시장을 주도 중인 국내 기업들의 매출 감소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 1분기 기업용 SSD 매출에서 전분기 대비 56.8% 급감한 9억 9370만달러(약 1조 3600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20.8%로, 전분기(31.3%) 대비 10.5%p 떨어졌다. 주요 AI 서버 거래선의 재고 조정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기업용 SSD 매출액 18억 8900만달러(약 2조 5849억원)로, 전분기 대비 34.9% 감소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전분기(39.5%) 대비 0.1%p 증가하며 1위를 수성했다. SSD 연결에 사용되는 고속 인터페이스 규격인 PCIe 5.0에서 제품 출하량을 지속 늘리며 관련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해외 제조사들은 이번 1분기 기업용 SSD 매출에서 전분기 대비 20%대 감소율에 그쳤다. 시장 점유율 3위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8억 5200만달러(약 1조 16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27.3% 감소한 수치다. 시장 점유율은 1.9%p 증가한 17.9%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이로써 2위인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기존 15.3%p에서 2.9%p로 크게 좁혔다. 마이크론은 시장 침체에도 지난해 본격 출시한 고용량 제품의 출하량이 증가했으며, PCIe 5.0 제품의 점진적인 양산에 힘입어 수혜를 입었다.
그 외에 키옥시아와 산디스크는 각각 전분기 대비 27.3%, 21.8% 감소한 5억 6640만달러, 2억 3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에선 키옥시아가 11.9%를, 산디스크는 4.9%를 차지했다.
2분기와 하반기엔 기업용 SSD 시장이 다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PCIe 5.0의 16개 레인(x16), 8개 레인(x8) 등 제품군을 앞세워 기업용 SSD 수요 급증에 대응한단 방침이며, SK하이닉스 또한 지난해 11월 개발한 321단 기반의 244TB급 제품으로 초고용량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의 신규 칩 출하량이 증가함에 따라 북미 지역의 AI 인프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한편, 중국 클라우드 사업자(CSP)들 역시 데이터센터의 저장 용량을 꾸준히 확장하는 추세”라며, “이러한 추세는 기업용 SSD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매출은 다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