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부터 솔루션까지 AI 하드웨어 환경 직접 구현
AI 개발 환경 1분 내로 자동 생성하는 플랫폼도 개발

진영길 삼성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이 23일 역삼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SID 2025 리뷰 워크샵’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진영길 삼성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이 23일 역삼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SID 2025 리뷰 워크샵’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제조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적극 도입 중이다. 이를 위해 회사 내부에선 생성형 AI 전담 조직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신기술 개발과 패널 생산 과정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제품 수율과 품질 개선에 집중한단 계획이다.

진영길 삼성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은 23일 역삼동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SID 2025 리뷰 워크샵’에서 “생성형 AI의 경우 따로 전담 조직이 있을 정도로 회사 내에서 관심이 많다”며, “AI라는 게 범용 기술과 특화 기술이 있는데, 특화 기술에서도 수율, 품질 개선 등에 활용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신경망 전환(Neural Style Transfer)’ 알고리즘을 적용한 가상 이미지 활용 계측 기술을 개발해 일부 생산라인에 적용 중이다. 앞서 지난 2023년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디스플레이 분야 계측 기술로, 패널 사진을 가상 이미지로 만들어 품질 등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방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회로 패턴이 정확하게 설계대로 생성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준이 되는 표준 샘플이 필요하다. 기존엔 별도의 생산공정을 진행해 표준 샘플을 만들고, 이를 촬영해 배선폭을 정확하게 계측한 후 생산되는 패널과 동일한 위치에서 배선폭을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생성형 AI로 만든 가상 이미지를 활용하면 이러한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설계 도면으로부터 추출한 패턴 형상 이미지를 AI가 학습해, 이전에 개발했던 패널 이미지와 합성해 가상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표준 샘플의 회로 패턴 사진을 얻는 데 유리기판을 별도로 투입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개발 과정도 대폭 단축돼 전체 제조공정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베트남 사업장에선 설비 세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AI 기반의 계측 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술을 도입했다. 스마트폰으로 설비 기계를 촬영하면 AI가 설비 내 측정 영역을 추출한 뒤 자동으로 계측하는 방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기술 도입 이후 작업자들의 설비 점검 시간은 기존 2분 30초에서 10초로 대폭 단축됐으며, 점검 오차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로 재료 구조를 찾는 시스템도 개발해 적용 중이다. 엔지니어가 기초 분자와 특성값을 입력하면 AI가 스스로 시뮬레이션과 실험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신규 분자구조를 생성해 주는 방식이다. 해당 시스템은 ‘분자 생성 AI’, ‘물성 예측 AI’, ‘합성 예측 AI’ 등 세가지 모델로 구성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재료 설계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월 수백만 종이 넘는 새로운 유기재료 구조를 설계할 수 있게 돼, 업무 효율을 크게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AI 범용 기술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 정보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서버, 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회사 내부에서 구성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진 수석은 “코드 어시스턴트와 같은 AI 범용 기술도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회사 내에서 이런 AI를 일부 사용하되,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지 않고 있다”며,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온프레미스(On-premise)라고 해서 하드웨어를 직접 구축하고, 플랫폼부터 솔루션까지 스텝도 직접 다 쌓아서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삼성디스플레이는 AI 개발 환경을 1분 내로 자동 생성하는 플랫폼도 있다”며, “플랫폼과 데이터 레이크(중앙 집중식 데이터 저장소)가 같이 연동돼 있어서 그 위에서 기본적으로 다 돌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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