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1.4배↑···생성형 AI 확산
국내 데이터센터 아직 초기 단계···향후 투자 여력 높아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세종 각' 전경 / 사진=네이버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세종 각' 전경 / 사진=네이버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3년 후 1.4배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생성형 AI 산업 확산으로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단 분석이다.

30일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지난해 4076MW(메가와트) 수준에서 올해 4461MW로 증가하고, 2028년엔 6175MW로 올해 대비 1.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11%에 달한다.

한국IDC는 해당 전망치에 대해 현재 운영 중인 기업 내 소규모 서버룸을 포함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서비스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합산한 규모로, 국내에 공급되는 서버 수량을 기반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생성형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신규 수요와 고도화된 요구사항이 급증하고 있단 분석이다. AI 워크로드 지원을 위한 인프라 사양이 높아지는 한편, 에너지 소비 증가에 따른 지속가능성 확보에 대한 요구사항도 증가하는 양상이다.

기술 공급업체들은 이러한 시장 수요에 선제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자산운용사, 건설사 등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시장 참여자가 다변화하는 등 기존 통신 사업자와 서비스 사업자 중심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이처럼 AI로 인한 고성능 컴퓨팅에 대한 수요 급증이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단 설명이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의 대부분은 AI 최적화 데이터센터로의 전환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IDC가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와 같은 AI 전용 하드웨어, AI 전용 냉각 시스템, 저지연 고속 네트워크 솔루션 등의 도입을 통해 AI 인프라 최적화를 진행한 기업은 전체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준 17% 대비 낮은 수치로, 국내 기업들 또한 향후 AI 인프라 최적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규제 강화와 전력 공급 문제는 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작년부터 시행된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인허가 절차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일정 지연 등이 수익성 감소로 이어져 사업자들의 진입을 보수적으로 만들고 있단 관측이다.

전력 공급 문제 또한 시장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비해 전력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이며, 특히 수도권 지역 집중 현상으로 인한 전력 인프라 불균형 문제가 심화하는 추세다. 기술 공급업체들은 GPU 중심 데이터센터 아키텍처의 현대화, 첨단 냉각 기술 기반의 AI 특화 냉각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정부 규제사항에도 대응하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다.

김명한 한국IDC 책임 연구원은 “AI 컴퓨팅 및 서비스의 유관 수요가 확대되며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현재 전력 인프라 부담, 환경 규제 강화, 수도권 집중 현상 심화로 인해 폭발적인 시장 성장은 기대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내 AI 데이터센터 도입 현황은 초기 단계인 만큼 대규모 IT 부하 용량을 갖춘 아키텍처 설계, AI 특화 하드웨어의 냉각 시스템 구축을 통한 기술 공급업체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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