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퀄컴·미디어텍 등 내년 2나노 기반 모바일 AP 출시
TSMC 독점 가능성 우세···올해 AP 제조 점유율 87% 전망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가 올해 선단공정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제조 시장을 독점하며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내년 본격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2나노 선단공정에서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당분간 TSMC의 시장 독점체제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TSMC의 5나노 이하 AP 제조 시장 점유율은 87%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하반기엔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 주요 AP 제조사가 2나노 공정 기반의 칩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TSMC의 점유율은 오는 2028년엔 89%까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파브 샤르마 카운터포인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애플, 퀄컴, 미디어텍이 2026년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보이는 2나노 시스템온칩(SoC)은 TSMC가 생산을 맡을 것”이라며, “더 높은 성능과 향상된 전력 효율성을 기반으로 3나노와 2나노 공정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특히 AI 기능이 디바이스에 본격적으로 탑재되면서 이러한 흐름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분석했다.

내년엔 스마트폰 AP의 3분의 1 이상이 3나노 또는 2나노 공정으로 생산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애플은 내년 아이폰18 시리즈에 탑재될 예정인 A20 칩 생산에 2나노 공정을 채택할 예정이다. 해당 칩은 TSMC가 생산을 맡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퀄컴도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 2세대 제품의 경우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작하고, 내년부턴 2나노 공정 칩을 선보인다. 퀄컴은 앞서 올해 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 등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1세대 제품까지 줄곧 TSMC 파운드리와 협력해왔다. 내년 2나노 공정에선 삼성전자 파운드리 채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지만, 업계에선 이번에도 TSMC의 우위를 점치는 상황이다.

이외에 대만 AP 전문업체 미디어텍도 내년 2나노 공정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TSMC와 협력할 예정이다.

TSMC는 올 하반기부터 2나노 공정의 테이프아웃(시제품 설계 완료) 작업을 시작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단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2나노 공정부터 기존 핀펫 구조 대비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처음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내년 대형 고객사 수주를 확보하기 위해 2나노 수율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나노 공정부터 GAA 구조를 선제 도입해 적용 중이다. 회사는 올 하반기 2나노 1세대 공정 신뢰성 평가를 완료하고 양산 투입을 시작할 계획이며, 동시에 내년 양산 목표인 2나노 2세대 공정의 성능 및 전력 최적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설계한 모바일 AP ‘엑시노스 2500’을 자사 파운드리를 통해 대량 양산 중이다.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첫 모바일 AP로,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Z플립7에 탑재된다.

다만, TSMC가 다른 글로벌 AP 기업들로부터 수주받은 물량과 비교해선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미디어텍 점유율은 34%, 애플 23%, 퀄컴 21%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4%에 불과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매출에서 TSMC는 전분기 대비 5% 감소한 225억 17만달러(약 34조 4800억원)를 기록하며 67.6%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매출액 28억 90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11.3% 감소했으며, 점유율은 7.7%에 머물렀다. 이로써 양사 간 격차는 전분기 59%p에서 59.9%p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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