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공격적 수주로 주택 비중 높아져···연내 압구정·성수 입찰까지도 관심
SK에코플랜트, 반도체 플랜트에 역량 집중···주택사업 비중 크지 않아

포스코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의 하이엔드 브랜드 비교. / 표=정승아 디자이너
포스코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의 하이엔드 브랜드 비교. /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시공능력평가 순위,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시기가 비슷한 포스코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의 주택시장 내 입지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수주에 공격적으로 임하는 포스코이앤씨와 달리 SK에코플랜트는 파이를 키우지 않아 수주 총액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 포스코이앤씨, 강남·한강변 랜드마크 곳곳에 포스코 DNA 심는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2년 7월과 8월 나란히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놓은 포스코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는 올해로 론칭 3년을 맞았다. 두 회사는 2013년 DL이앤씨(구 대림산업) 아크로, 2015년 현대건설 디에이치와 대우건설 써밋, 2019년 롯데건설 르엘 등을 내놓은 여타 10대건설사 대비 도입이 늦은 편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새 브랜드를 내놓기 전까지 부산 등 지방광역시나 인천 송도국제신도시 등에서 주로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건설했으나 서울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덜 알려져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었다.

그러나 2022년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론칭 이후부터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의 리더인 서초구 반포동에서는 신반포18차 337동, 신반포21차 등 소규모 단지를 수주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후에는 부산 최대규모 재개발 사업장인 촉진 2-1구역, 서울 최대 규모 리모델링 사업지인 우극신(우성2,3단지·극동·신동아4차) 등 일감을 따내고 이달 말 방배15구역의 수의계약도 앞두고 있다. 이로써 최근 4년간 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4조원을 넘어섰고, 2년간 정비사업 수주 순위는 업계 2위까지 올라섰다.

최근에는 주택시장 노른자 입지로 꼽히는 서울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까지 입찰에 참여해 한강변 사수에 나섰다. 포스코이앤씨는 하반기 시공사 선정 대전이 열리는 압구정특별계획구역과 성수정비전략구역에도 관심을 두고 국내 랜드마크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SK에코플랜트, 주택 부문 존재감 약해져···‘반도체에 역량 집중’ 

SK에코플랜트도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론칭 당시인 2022년만 하더라도 서울 성수동에 자사의 주거 콘셉트와 철학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갤러리를 만들며 홍보에 나섰다. 기존에 수주해 둔 부산 해운대구에서 설계변경을 적용하며 드파인센텀을 처음 선보였고, 이후 부산 수영구에서도 드파인 광안을 분양했다.

다만 성과에서는 포스코이앤씨에 비해 열위에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현재 서울 강남권만 봤을 때 수주 사업장이 약 200여 세대의 신반포27차가 전부다. 이외에는 노량진2구역, 노량진6구역, 노량진7구역, 용산구 이촌우성 리모델링 정도에 그친다. 노량진2구역과 7구역은 노량진 뉴타운 내에서도 사업 규모가 가장 작은 편이다.

최근 4년간 매년 4조원 이상의 일감을 따낸 포스코이앤씨와 달리 정비사업 수주총액에서도 3배 이상 큰 차이가 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조3073억원의 수주고를 채우는데 그쳤다.

이처럼 두 곳의 주택시장 내 입지가 갈수록 차이 나는 배경은 사업 비중에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3개년 간 해외도급공사 비중이 감소한 반면 주택사업이 포함된 국내 건축공사 비중은 늘었다.

반면 2021년 SK건설에서 사명을 바꾼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업종 시프트를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SK그룹 내 알짜 반도체 자회사인 에센코어와 산업용 특수가스 제조사인 SK에어플러스(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매출의 66.7%가 비건설 부문에서 발생했다.

올해는 연내까지 SK머티리얼즈의 자회사 반도체 기업인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4곳을 추가로 편입하면서 비건설 부문의 비중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으로 주택부문 비중을 확대해 온 반면 SK에코플랜트는 수년 전부터 ‘탈건설’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친환경, 첨단 기술 기업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성과에 차이가 나는 것은 회사의 택한 성장동력 부문이 다르기 때문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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