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독주 속 상위권 순위 변동 잦아
하반기 압구정, 성수, 여의도 등 한강변 수주 경쟁 더 치열해질 듯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상반기 막바지인 6월에 다다르면서 주요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실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지만 그 속에서도 성과는 확연히 두드러진다.
일부 건설사는 상반기가 끝나가도록 아직 마수걸이 수주조차 못한 반면, 일부는 이미 지난해 1년 치 수주 실적을 껑충 뛰어넘어 압구정, 여의도 등 상징성 넘치는 한강변 사업장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들어 5조213억원의 정비사업 일감을 확보하며 독주 체제를 견고히 하고 있다. 2023년 2조951억원, 지난해 3조6398억원의 1년치 실적을 이미 5개월 만에 2배가량 초과 달성한 것이다.
삼성물산의 수주 행보는 거침이 없다. 올해 1월 1조5600억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에서부터 7년연속 정비사업 업계 1위 현대건설을 누르고 선두로 올라서더니 이를 시작으로 송파구 대림가락, 서초구 신반포4차, 송파구 한양3차 등 강남3구나 한강변 중심의 알짜 사업지들만으로 일감을 확보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지난 수년간 정비사업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점이 되레 래미안 브랜드의 희소가치를 부각하는데 주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4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고 4조원을 달성한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년 간 2위였고 현재도 2위 자리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지난 주말 공사비 2조원 규모의 초대형 리모델링 사업장인 서울 동작구 우극신(우성, 극동, 신동아4차) 통합 리모델링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상반기에만 이미 3조원대 수주고를 확보했다. 타 건설사 대비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이 늦었지만, 늦게나마 ‘오티에르’로 두드러진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이다.
게다가 다음 달 시공사 선정이 예고된 또 다른 한강변인 용산정비창1구역(9500억원 규모)과 방배15구역(7500억원 규모) 재건축의 수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스코이앤씨는 수주전 결과에 따른 추가 일감 확보로 조만간 5조원 가까이 수주고가 높아질 여지도 충분하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총액 1위였던 현대건설은 지난 주말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이로써 2조9400억원어치 일감을 확보하며 2위 포스코이앤씨를 바짝 쫓고 있다.
하반기에는 강남구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2 재건축과 성동구 성수1지구 재개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강변 부촌이라는 상징성 있는 곳에서 추가 수주로 건설명가 이미지를 올해도 굳혀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건설은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북측 제1구역과 노원구 상계5구역 등에 깃발을 꽂으며 2조5300억원어치 일감을 확보했다. GS건설은 이미 2조1900억원어치 일감을 쌓아뒀지만, 1조6934억원에 이르는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123차와 6217억원 규모의 서울 중구 재개발 일감 확보도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여서 조만간 4조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DL이앤씨는 이달 말 한강변 한남5구역 시공사 선정이 유력시되고 있고, 대우건설은 2분기 들어 마수걸이 수주를 했을 정도로 다소 늦었지만 다음달 방배동 효성원빌라, 개포7단지, 청파1구역 수주로 스퍼트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는 한강변 부촌이라 불리는 노른자위 사업지가 잇달아 나와 브랜드 파워와 고급·고층 시공 경험 등을 내세운 대형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상당수 건설사가 정비사업 곳간을 쌓는 반면 일부 건설사들은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기다리는 곳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수주절벽이 계속되며 올해 수주고가 제로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사업을 강화하는 등 회사 체질 변화 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아직 첫 수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