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3社, 조합에 입찰 참여 의향서 제출
초고층 설계·하이엔드 브랜드 경쟁 불붙어
조합, 3분기 입찰 공고···연내 시공사 계약 마무리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한강변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성수1지구)에서 대형 건설사 간 수주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3곳이 조합에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며 조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조합은 3분기 내 입찰공고를 낼 예정으로 상반기 내내 이어져온 물밑 경쟁은 하반기 정면 승부로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1지구 조합은 오는 7~8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후 10~11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어 연내 시공사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조합은 지난달 28일 상위 10대 건설사에 사업 참여를 타진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현재까지 조합에 참여 의사를 전달한 건설사는 현대건설, GS건설, HDC현산 등이다.

성수1지구는 사업성과 입지 모두 대장주로 평가받는다. 성수1지구는 개발 면적만 19만4398㎡로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지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재개발을 통해 최고 65층, 3019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된다. 일반분양 물량만 2000가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서울숲과 수인분당선 지하철 서울숲역이 가장 가깝다. 트리마제 바로 옆에 위치해 갤러리아포레·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과 거대한 블록을 만들 전망이다. 예상 공사비는 1조5000억원 이상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위치도 / 그래픽=시사저널e DB
성수전략정비구역 위치도. / 그래픽=시사저널e DB

GS건설은 가장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조합에 보낸 공문을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아키텍츠’(David Chipperfield Architects)와의 협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사옥과 성수 크래프톤 신사옥 등을 설계한 건축가로 성수1지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초고층 구조 기술 강화를 위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ARUP(아룹)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GS건설은 한강 조망 특화 설계, 맞춤형 주거 상품으로 조합원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조합원 설명회에서는 ‘한강변의 THE HIGHEST’를 표어로 내세우며 하이엔드 상품과 서울숲·한강 조망을 특화한 설계를 강조했다. 압구정2구역 수주전과 마찬가지로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해 한강변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타운 조성을 노리고 있다. 전담 조직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으며 조합원 맞춤형 특화 설계와 안정적인 사업 조건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HDC현산은 디벨로퍼형 전략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단순 시공이 아닌 시공사가 직접 상품을 기획·설계·운영까지 제안하는 방식이다. 조합원 수익 극대화를 최우선에 두고 주거·상업·문화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단지 자산가치뿐 아니라 지역 상징성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과 공릉역세권 개발 등에서 실제 제시한 방식과 유사하다. 조합원 수익뿐 아니라 단지 브랜드 가치 향상까지 함께 노린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도 성수1지구 참여를 검토 중인 건설사 중 하나다. 공식적인 입찰 의향은 밝히지 않았지만, 조합이 발송한 참여 요청 공문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향후 2~4지구까지 확대될 수 있는 사업성과 한강변 입지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삼성물산을 포함한 다른 대형사들의 참여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조합은 입찰공고 시점을 전후해 건설사들의 제안 조건을 비교 검토한 뒤 가격 경쟁력은 물론 브랜드 신뢰도, 설계 역량, 시공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시공사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일회성 경쟁보다 장기적인 단지 가치와 조합원 수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무리한 출혈 경쟁보다 현실적인 제안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성수1지구가 한강변 최고급 주거단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1지구는 한강변과 서울숲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입지는 압구정나 반포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하다”며 “특히 평당 2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분양이 현실화될 경우 강남권과의 경쟁 속에서 성수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서울 성동구 내 서울숲부터 영동대교 사이에 조성되는 대규모 재개발 지역이다. 현재 성수동 랜드마크인 서울숲 트리마제 동측으로 1~4지구가 직사각형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다. 1지구(3019가구)·2지구(2413가구)·3지구(2062가구)·4지구(1584가구)를 포함해 모두 9078가구 규모로 개발된다.

현재 1지구 외 다른 구역들도 시공사 선정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준비 중이다. 2지구는 연내 정비계획 변경 및 시공사 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3지구와 4지구 역시 조합 설립 이후 설계안 마련과 사업시행인가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전체가 순차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향후 성수 일대는 한강변을 대표하는 초대형 고급 주거지로 재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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