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정책 관련주 중 실질적인 수혜 종목 찾아야”
자국 우선주의에도 실적 증가 가능한 ‘K특산품’도 주도주 후보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에 온기가 돌면서 ‘5000피’(코스피 5000) 시대를 이끌 주도 업종과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새로운 정부와 급변하는 글로벌 정치·경제 흐름이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정책 추진 동력이 강한 집권 초기라는 점에서 정책 관련주가, 글로벌 정세 변화와 관련해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있는 이른바 ‘K(Korea) 특산품’ 업종이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 ‘스테이블코인에서 신재생까지’···정부 정책 관련주 주목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종합 생활금융 플랫폼사인 카카오페이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4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페이의 이날 상한가 도달은 이재명 정부의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정책 수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통화나 상품 등 안정적인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킨 암호화폐다. 이는 변동성이 큰 기존 암호화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됐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관련 이슈가 주목받았고, 가상자산 싱크탱크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출신인 김용범 실장이 초대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임명되면서 관련 종목에 모멘텀이 형성된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스테이블코인의 중장기적인 발행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심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경우 은행과 핀테크·IT기업 순으로 진행될 가능성 높다”며 “중장기적으로 간편결제사(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등)가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암호화폐 및 STO(토큰증권) 관련주들도 급등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해 가상자산 관련 정책이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증시에선 핀테크인 갤럭시아머니트리와 결제 관련주인 다날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IT 보안 기업인 한국정보인증도 26%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의 정책 기대에 주가 강세를 보인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책 수혜주 찾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역화폐 정책으로, 코나아이·쿠콘·웹캐시 같은 종목들이 최근 급등한 바 있다.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에서 통용되는 대안화폐로, 5~10%의 할인율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으로 꼽힌다.
이 밖에 신재생에너지, AI(인공지능),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 등도 시장 조명을 받을 수 있는 테마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AI와 관련해선 100조원 재정 투입을 약속한 바 있다. 저PBR은 국내 증시 부양과 맞물려 수혜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섹터다.
다만 정부의 정책이 관련주의 실제 실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책 관련주들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빠르게 식는 경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실제로 나오고 이를 통해 실제 실적으로 나오는 종목만이 중장기적인 주도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글로벌 정세 변화 이길 ‘K특산품’도 5000피 주역 후보
글로벌 정세 변화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업종이나 종목들도 코스피 5000포인트 시대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질서에 영향력이 높은 국가들은 과거와 달리 자국 우선주의로 흘러가고 있고, 이는 대표적으로 보호무역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수출 중심인 한국에는 불리한 환경이지만, 되레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업종은 조명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 증시를 주도했던 조선업종에 긍정적인 시각들이 나온다. 조선업종은 업황이 호조세를 보이며 이익 사이클에 진입한 데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반사이익 기대도 형성돼 있는 상태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따른 수혜주로도 분류된다.
DS투자증권은 하반기 증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은) 성장 사이클이 긴 산업”이라며 “이익 사이클 정점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다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위산업은 글로벌 정세 변화에 따라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을 지속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이며, 이에 따라 각국은 안보를 외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자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내 방산 기업들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장품도 수출 경쟁력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교보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화장품에 대해 “한국에 대한 호감도 상승과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언더독’(상대적인 약자)에서 시장트렌드를 주도하는 ‘탑독’(상대적인 강자)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령) 해제 수혜주로도 화장품주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원전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은 업종으로 평가된다. AI 산업이 확대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전통적인 원전뿐만 아니라, 차세대 원전인 SMR(소형모듈원자로)의 필요성이 증대된 상황이다. 국내 원전 산업은 최근 체코와의 본계약 성사를 비롯해 유럽에서 연이은 수주 낭보를 전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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