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대선 계기로 하반기 국내 증시 상승 본격화 기대 확산
대선 후보 모두 증시 활성화 공약···금리인하·상법 개정도 긍정적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고 개인투자자들은 빚투를 늘리고 있다. 외국인 역시 지난달부터 매수세로 돌아섰다.
유력 대선후보들 모두 증시 활성화를 모두 공약했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추세가 지속되고 상법개정, 배당 분리과세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제도적 변화도 향후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전망이다.
◇ 사라지는 불확실성, 랠리 시작할까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국내 증시 상승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국내 증권가에서 쏟아지고 있다.
앞서 이번 대선을 앞둔 지난달부터 국내 증시는 상승세가 뚜렷했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코스피가 2720.64로 장을 마치며 지난해 8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27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관세 이슈가 불거지면서 조정을 받았지만 이번 대선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번의 대선 이후 증시 사례를 보면 대선 한 달 후 주가는 3~4% 올랐고, 1년 뒤 14~16% 상승했다”며 “대선 한 달, 3개월, 12개월 후 코스피가 하락한 경우는 9번 가운데 3번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선거 전후 주가 변동성이 하락한 점을 보면 정책 기대보다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이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증시를 끌어내렸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부터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간 순매도를 유지했다. 월별기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매도였다. 외국인들이 올해 초부터 4월말까지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금액만 15조3779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달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무려 1조9636억원(ETF, ETN, ELW 포함)을 순매수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1조475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4621억원), 효성중공업(3884억원), 삼성중공업(2730억원), 에스엠(2528억원) 순이었다.
개인투자자들도 증시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를 늘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6673억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선 직후에는 차익실현 매물에 따른 일시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식 시장은 긍정적이지만 시장은 정책 기대감을 선반영했다는 점에서 대선 직후 일부 차익실현 흐름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누가 당선돼도 증시 부양
유력 대선후보들은 모두 국내 증시 및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며 표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우 꾸준히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목을 잡던 주식시장에 ‘코스피 5000’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역시 배당소득 분리과세, ISA 납입 한도 및 비과세 한도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차기 정부에서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다시 넘어설 수 있을 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마지막으로 3000선을 상회한 것은 지난 2021년 12월 28일(3020.24포인트)이 마지막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적으로 집권 1~2년차에 코스피는 플러스 수익률을 보여왔고 특히 정책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는 집권 2년차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평균 수익률이 극대화됐다”며 “이는 성장 동력 모색,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구사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을 일부 부양시키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선 결과에 따라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후보는 풍력과 태양광 산업 발전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김문수 후보는 원전 발전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기에 대선 결과에 따라 향후 기계와 유틸리티 분야에서 수급 유입 강도가 상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건설, 유통 등 여야가 공통으로 강조하는 분야는 대선 이후 정책 실행 가능성이 높아 우선적으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금리인하에 주주가치 제고···법개정 기대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는 흐름도 향후 국내 증시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리가 인하되면 유동성이 늘어나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2월에 이어 두 번째 금리인하다. 한국은행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4명이 추가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기에 향후 금리인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인하 효과가 늘어난 유동성이 증시가 아닌 부동산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후 경기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사전적으로 풀었던 유동성이 곧장 부동산 가격에 흡수되어 버렸다“며 ”이러한 자금흐름 탓에 한국의 금리인하 이후 시간을 두고 진행되는 경기 회복이 그리 인상적이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라고 분석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상법개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법 개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기대가 높다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이다.
특히 자사주가 많은 종목이나 지주사 같은 저PBR주들의 경우 상법 개정과 상속세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이 통과되면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 제도 관련 지주사의 리레이팅(재평가)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