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1분기 영업손실 446억원
E&S 실적 첫 반영···매출은 10분기 만에 최대
정제마진 ‘뚝’···석유사업 이익 3000억 증발
비배터리 합병 효과에도 SK온 3000억 적자

SK이노베이션 울산 생산 현장. / 사진=SK
SK이노베이션 울산 생산 현장. / 사진=SK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에는 SK E&S를 흡수합병하며 한 차례 반등에 성공했지만, 올해 들어 국제유가 약세와 주요 사업 부문의 수익성 저하가 겹치며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30일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1조1466억원, 영업손실 4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하며 10분기 만에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매출 확대는 지난해 11월 편입된 SK E&S의 실적이 처음으로 분기 전체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SK E&S는 1분기 매출 3조7521억원, 영업이익 1931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석유·화학·배터리 등 대부분의 주력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며 손익 개선 효과는 상쇄됐다.

석유사업은 매출 11조9181억원, 영업이익 363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무려 3061억원 줄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OPEC+의 감산 완화로 정제마진이 크게 악화된 것이 결정타였다.

화학사업은 파라자일렌(PX)과 올레핀 계열 시황 약세로 영업손실 1143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은 301억원 더 줄었다.

윤활유사업은 경기 둔화에 따른 마진 하락과 판매량 감소로 영업이익이 1214억원에 머물며 전분기보다 181억원 줄었다. 소재사업은 매출 238억원, 영업손실 548억원을 기록했다.

SK온이 개발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모형. / 사진=정용석 기자
SK온이 개발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모형. / 사진=정용석 기자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1분기 매출 1조6054억원, 영업손실 2993억원을 기록했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가 1708억원으로, 전분기(813억원) 대비 2배 이상 확대됐지만 고정비 부담과 초기 공장 운영비용 등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특히 SK온은 지난해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SK엔텀 등 비배터리 계열사와의 합병을 마무리하며 수익 기반을 보완했다. SKTI는 최근 수년간 연 4000억~6000억원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안정적으로 창출해온 ‘현금창출형’ 계열사다. 비배터리 사업 통합 효과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배터리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만큼 향후 수익 구조 개선이 지속적인 과제로 남게 됐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사업별 수익성 개선과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실적 회복에 나설 것”이라며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을 연결하는 ‘원 이노베이션(One Innovation)’ 전략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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