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 5000억대···유병률도 높아
카리토포텐, 동일 성분 1위···후발 4품목 허가로 경쟁 예상
복합제 ‘유레스코’로 승부수···3개 업체와 동시출시 전망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동안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에 공을 들여왔던 동국제약이 후발품목과 승부를 앞둔 ‘카리토포텐’과 출시가 예정된 복합제 ‘유레스코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은 남성 생식기관인 전립선 크기가 비대해지면서 요도를 막아 소변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는데 내분비 기능이 저하되는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대한비뇨의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립선비대증 유병률은 50대 50%, 60대 60%, 70대 70%, 80대 이상 80%대로 추산된다. 이처럼 높은 유병률로 인해 시장규모도 확대 추세로 분석된다. 국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은 50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은 지난해 기준 45억 달러에 달한다.
우선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구분된다. 일반약에서 눈에 띄는 성분은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로 판단된다. 불포화 지방산과 피토스테롤 등 약리 활성 성분이 함유된 생약 성분인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는 유럽에서 요로 문제와 비뇨의학과 질환 치료에 사용해 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주목 받지 못했던 성분으로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의약분업 이후 전문약 시장이 확대됐고 환자들도 전문약만 치료제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일반약은 밀려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동국제약이 2008년 허가 받아 2022년 출시한 카리토포텐은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 시장에서 매출을 늘려왔다.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출시 첫해 22억원이던 매출은 2023년 48억원에 이어 2024년 59억원을 달성하며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실적으로 일반약은 급여나 약가 작업이 필요 없어 출시가 쉬우며 특히 의사 처방이 필요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 상황도 매출 증가의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 시장에서 카리토포텐이 성장하자 최근 동일 성분 일반약이 후속 허가를 받은 상태로 파악된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지됐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풍림무약 ‘쿠로스타연질캡슐’에 이어 올 들어 유한양행 ‘카리포맨연질캡슐’이 1월, 코스맥스파마 ‘레나토연질캡슐’이 2월 허가를 받았다. 대원제약도 최근 ‘대원쿠쿠르비트연질캡슐’ 허가를 획득한 것으로 파악돼 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 성분 일반약은 카리토포텐을 포함, 총 5개 품목으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일반약 활성화가 필요한 현실에서 동일성분 5개 품목이 경쟁하는 상황이 예상된다”며 “환자들도 일반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리토포텐 후발품목 출시와 관련, 동국제약은 지속적인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입증된 전립선비대증 일반약이란 점을 알리고 증상자들 약국 방문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질환 정보 제공과 함께 진행성 질환 관점에서 전립선비대증 관리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한 ‘질환 홍보 캠페인’ 등 소비자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한 전문약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다수 품목이 나와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한미탐스캡슐’, 한국아스텔라스 ‘하루날디정’, 제뉴원사이언스 ‘타미날캡슐’, 셀트리온제약 ‘탐솔캡슐’, 경동제약 ‘유로날서방정’ 등이 매출 기준 선두권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약 시장에서 동국제약이 준비하는 신제품은 복합제 ‘유레스코정0.5/5mg’이다. ‘두타스테리드’ 성분과 ‘타다라필’ 성분을 결합한 유레스코정은 올 1월 허가 받은 품목이다. 두타스테리드+타다라필 복합제는 전립선 크기를 줄여 주는 동시에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증상을 개선해 주는 이중 효과를 가져 단일제와 비교해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였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전립선비대증 복합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동국제약 외에 3개 제약사가 가세해 동시출격한다는 점이다. 동아에스티 ‘듀타나정0.5/5mg’과 동구바이오제약 ‘유로가드정0.5/5mg’, 신풍제약 ‘아보시알정0.5/5mg’이 출시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동국제약은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3개 품목을 생산, 해당 업체에 판매할 예정이어서 매출과 수익성 면에서 유리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전체 비뇨의학과 시장에서 동구바이오제약이 5위, 동아에스티가 11위를 점유하고 있어 이들 업체를 통한 공동판매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동국제약이 임상 과정부터 이같은 점을 감안, 협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동국제약은 출시 3년을 맞는 2027년까지 5000억원대 규모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 20%를 점유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4개 업체가 동시 출시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신중을 기하는 단계로 파악된다”며 “급여 여부 등 구체적 내용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일반약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동국제약이 동일 성분에서 카리토포텐 매출 1위를 수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4개 품목도 올해 매출목표를 달성할 지에 경쟁 제약사들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