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4사 복합제 비급여···동국·동아·동구·신풍제약 허가
‘급여+비급여’ 거의 비급여···발기부전 타다라필에 엄격한 판단
4사, 전립선비대증 치료 강조···업계 “신속 출시 필요”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급여 성분과 비급여 성분이 합친 약물로 업계 관심을 끌었던 동국제약 등 4개 업체의 전립선 비대증 복합제가 결국 비급여 출시될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신속한 품목 출시를 권유하는 분위기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과 동아에스티, 동구바이오제약, 신풍제약 등 4개 제약사의 전립선 비대증 복합제에 대한 급여 심사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비급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았던 4개 복합제는 동국제약 ‘유레스코정0.5/5mg’과 동아에스티 ‘듀타나정0.5/5mg’, 동구바이오제약 ‘유로가드정0.5/5mg’, 신풍제약 ‘아보시알정0.5/5mg’이다. 이들 품목은 개량신약으로 허가 받았다. 두 개 이상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는 특수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개량신약으로 이해하면 된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핵심은 전립선 비대증 복합제가 비급여가 된 것이다. 이에 두 가지 측면에서 복합제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우선 업계에서 드문 ‘급여 성분+비급여 성분’이라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전립선 비대증 치료 성분 ‘두타스테리드’는 대부분 급여를 받아왔다. ‘타다라필’은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이며 비급여다. 그동안 급여 성분과 비급여 성분을 합친 복합제는 대부분 비급여로 결정됐다. 20년 이상 약가 업무를 진행했던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 ‘급여+비급여’ 복합제가 급여를 받은 사례는 극소수”라며 “정부가 비급여 성분을 엄격하게 판단하면서 급여가 거의 없었다”라고 언급했다. 4개 제약사에 포함됐던 모 업체 관계자도 “당초 (전립선 비대증 복합제) 급여 신청은 ‘도전’이었다”고 언급할 정도다.

이같은 차원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타다라필이다. 발기부전 치료 성분인 타다라필을 주성분으로 한 의약품은 비급여인데 이번에 전립선 비대증 복합제도 비급여로 결론 난 부분은 제약업계에 시사점을 준다는 분석이다. 즉 한국 급여제도 하에서 타다라필이 포함된 의약품에 급여 도입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4개 제약사가 발기부전 치료보다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강조한 점도 눈길을 끈다. 동국제약도 올 2월 보도자료에서 ‘전립선 비대증 개량신약’으로 표현한 바 있다. 

이에 업계는 정부의 비급여 결정을 수용하고 신속하게 출시 준비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주문한다. 실제 동국제약이 전립선 비대증 복합제 연구를 시작한 시점은 2012년이다. 13년이 경과된 상태인데 더 이상 시간 소요가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0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시장에 4개 제약사가 진입하기 위한 준비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복합제 개발을 주도해왔던 동국제약은 출시 관련, 결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임상 3상이 마무리된 2023년 가을부터 ‘출시 3년 내 국내 시장 점유율 20% 확보’라는 구체적 목표를 강조해왔던 동국제약은 3개 제약사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어서 매출과 수익성에서 유리하다. 

올 초 비뇨의학과 시장 1위를 목표로 정했던 동구바이오제약 역시 복합제 출시가 시급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유로가드정이 지난해 출시한 조루 치료제 ‘구세정’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지도 주목된다. 동구바이오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쎄닐톤에이캡슐’을 이달 초순 출시한 상태다. 이어 내년에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 성분 ‘탐스로신’과 과민성 방광 치료 성분 ‘미라베그론’을 결합한 복합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풍제약도 유사하다. 올해 출시를 목표로 했던 신제품 3종에 포함된 아보시알정의 조속한 출시가 매출로 연결된다는 차원에서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미 복합제 허가를 받은 지 7개월이 경과됐다”며 “현실을 인정하고 4개 제약사는 조속히 출시 일정을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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