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 개막
개막 전 배터리 3사 약식 기자회견 열려
"올 상반기가 업황 저점···기술 초격차로 캐즘 극복"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겸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 전 도어스태핑(약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겸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 전 도어스태핑(약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최고경영자(CEO), R&D 본부장 등 국내 배터리 3사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5일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에 참석해 올해 업황 전망, 차세대 기술 개발 진척 상황 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기술 격차를 통해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 LG엔솔 “선진입 효과·기술 초격차로 캐즘 극복”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겸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 전 취재진과 만나 “1분기나 상반기 정도가 저점이 될 것으로 본다”며 배터리 업황이 올 하반기쯤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캐즘 종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라는 입장도 내놨다. 김 사장은 “수요가 줄고 있고 여러 변수가 많아 시장이 정리되고 수요가 늘어날 때를 대비해 잘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라며 “투자는 연초에 밝혔던 효율적인 방향으로 하는 걸 계속 유지하겠다”고 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쌓아온 만큼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김 사장은 “중국 업체도 열심히 잘 하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우리가 배터리 역사를 써 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그 증거가 우리가 가장 많은 배터리 관련 지적재산(IP)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김 사장은 회사가 미국 내 다수의 생산시설을 갖추면서 운용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이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미국에 이미 많은 공장을 갖고 있어 선진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미국 신정부의 정책은 근본적으로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비롯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투팩(CTP) 기술,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등을 예로 들며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주나 특허 취득 등 최근 성과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구체화되면 공개하겠다. 지금은 얘기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 전 도어스태핑(약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정용석 기자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 전 도어스태핑(약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정용석 기자

◇ 삼성SDI “46파이 고객사 확보···양산 곧 시작”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삼성SDI로 옮긴 뒤 처음 언론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업황 회복 시점을 김 사장의 견해와 비슷한 올 2분기로 예상했다. 최 사장은 “캐즘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 같다”면서도 “삼성SDI는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향후 투자에 대해선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겠단 방침이다. 최 사장은 “헝가리 공장은 전방 수요가 워낙 어려워 예전과 달리 가동률이 낮은 상태”라면서 “북미 단독 공장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수요가 악화해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내부 검토를 통해 향후 투자계획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I는 “46파이 배터리의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캐즘을 버틸 무기로 ‘신제품’을 내세웠다. 회사 측은 이번 전시회에 차세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최 사장은 “고객사의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이미 샘플을 제출했고 양산도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객사인 현대차와의 협력 관계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전기차와 관련해 현대차와 계속 열심히 하고 있고 그런 부분이 로봇(협력)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앞으로도 열심히 협업을 지속할 생각이다”고 했다.

박기수 SK온 R&D 본부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 전 도어스태핑(약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정용석 기자
박기수 SK온 R&D 본부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 전 도어스태핑(약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정용석 기자

◇ SK온 “3대 폼팩터 개발 완료···액침냉각 가격 경쟁력 자신

SK온은 이석희 사장 불참에 따라 박기수 R&D본부장이 도어스태핑에 참석했다. SK온은 기존에 파우치형만 생산했으나 원통형·각형 등 다른 형태의 배터리를 개발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SK온은 이번 전시회에서 3대 폼팩터(파우치형·각형·원통형)를 모두 전시했다. 

박 본부장은 “46파이 배터리는 현재 개발이 완료된 상태”라며 “양산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원통형과 각형 배터리도 개발을 완료해 양산을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는 설명이다.

SK엔무브와 함께 개발하는 배터리액침 냉각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박 본부장은 “아직 개발 단계로 향후 약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며 “ESS(에너지저장장치)와 전기차 배터리 모두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완성자 업체 입장에서는 기존 전기차에 사용되던 각종 열 폭주 방지 장치, 소재를 뺄 수 있어 최종적인 제품 가격도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사장의 ‘기술 중심 투자’ 방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이 사장에 대해 “연구개발(R&D)에 대한 마인드가 굉장히 강하신 분”이라며 “고객사가 만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곧 우리의 경쟁력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고 했다. SK온은 이번 전시회에서 가격 경쟁력, 성능, 수명, 안정성을 갖춘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인터배터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코엑스·무역협회가 공동 주관한다. 지난 2013년 처음 개최해 올해 13회째다. 688개 배터리 기업에서 2330부스를 조성하는 등 전년보다 참가 규모가 20% 이상(전시면적 기준)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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