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고에 항공사 정비 강화하며 제조사 정비 업무 가중
항공기 제조 일정 지연되며 항공사 도입도 차질
부품 공급난까지 겹치며 1~3개월 일정 늦어져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항공사들의 항공기 도입 일정이 올해도 지연될 전망이다.
항공기 제조사들의 부품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으로 생산 일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전세계적으로 항공기 사고가 늘어나며 항공사들이 안전을 위해 정비를 강화하면서, 제조사들 정비 업무가 늘어나 항공기 생산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기 생산 일정이 지연되며 국내 항공사들의 신규 항공기 도입 일정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A사는 올해 항공기 도입 일정이 계획 대비 2개월 정도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LCC의 경우 대부분 중고기를 들여오지만 제조사들의 신규 항공기 제작 일정이 부품 공급난과 늘어난 정비 업무 등으로 지연되고, 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중고기도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제주항공 사고 이후 전세계 항공사들이 안전 강화를 위해 중정비를 늘리면서 제조사 정비 일정이 빠듯해졌다.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인 보잉사의 ‘B737-800’ 기종의 경우 1990년대부터 생산을 시작해 전세계적으로 5000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 항공기 중 하나다. 아직까지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나오진 않았으나, 해당 기종을 보유한 항공사들이 사전 안전 강화 차원에서 제조사에 정비를 맡기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해당 기종은 전세계 여러 항공사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비량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가 최근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항공기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항공 정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국 필라델피아 번화가에 소형 항공기 추락 사고가 있었으며, 이보다 이틀전인 29일엔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리콥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 항공기 제조사들의 부품 공급난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LCC 뿐 아니라 대형 항공사들의 신규 도입도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도 올해 항공기 도입이 계획대비 1~2개월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 여행객 늘어나는데 도입 늦어져 한숨
항공기 도입이 늦어질수록 항공사 입장에선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처럼 해외 여행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선 항공기 수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발빠르게 항공기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적사의 신규 항공기 도입은 약 50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요인들로 인해 항공기 도입이 늦어질 경우 그만큼 계획대비 수익성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선 통상 중·소형기는 1대당 연간 300억~400억원, 중·대형기는 1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여행 열기가 올해도 식지 않고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선 항공기 추가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작년 국제선 여행객은 8892만명으로 작년대비 30% 늘었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9038만명)과 비교하면 98% 수준까지 회복했다.
또한 지난 달 설 연휴엔 인천공항을 이용한 일 평균 이용객이 21만4000명으로 2019년(20만2000명)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