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으로 능력 인정···허서홍 대표 전략 관심
핵심 매출군 호텔 인적분할···본업 경쟁력 강화 초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GS그룹의 오너 4세들이 주요 계열사 경영 전면에 나선 가운데 GS리테일도 허서홍 대표를 선임했다. GS리테일은 주력 서비스인 편의점을 내실을 다졌지만 신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투자 실패’라는 꼬리표가 붙은 GS리테일이 올해도 편의점 1등 자리를 굳힐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허서홍 GS리테일 신임 대표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빠르게 변해가는 유통 경쟁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하겠다’는 취지로 경영 전략을 설명했다.

GS리테일 최근 실적 추이 및 허서홍 대표. / 표=정승아 디자이너
GS리테일 최근 실적 추이 및 허서홍 대표. / 표=정승아 디자이너

허 부사장은 지난해 경영전략SU(Service Unit)장으로 합류한 이후 1년 만에 수장이 됐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GS그룹 오너 4세인 허 대표는 오너 3세 허연수 부회장에 이어 그룹에서 유통 사업을 책임지게 됐다.

GS리테일은 현재 편의점 업계 1위 기업이다. GS리테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매출 1조16125억원, 영업이익 394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GS리테일이 지난해 매출 1조16552억원, 영업익 2892억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영업익이 하락한 배경엔 신사업 부진이 있다. GS리테일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앞서 요기요, 쿠캣, 어바웃펫 등 대규모 투자사업을 진행했다. 당시 허 대표는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과 쿠캣의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맡으며 책임 경영에 나섰다. 허 대표는 취임 후 지난달 성수동에서 열린 BTS 진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협력해 선보인 주류 브랜드 ‘아이긴(IGIN)’ 팝업스토어에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오른 1971억원, 영업손실은 23.3% 늘어난 492억원으로 기록됐다. 특히 쿠캣은 지난해 3분기 매출 278억원, 영업손실 62억원으로 집계됐다. GS리테일은 앞서 160억원에 사들였던 텐바이텐을 20억원에 매각하는 등 부진한 신사업을 정리하기에 나섰다. 신사업 부진에 GS리테일은 ‘투자 실패’라는 꼬리표를 받았다.

일각에선 허 대표가 쿠캣 이사직에서 사임했단 점에서 GS리테일이 다시 한 번 신사업 정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허 대표는 GS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 투자전략 세팅을 지휘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대표적으로 휴젤을 인수하며 정유와 건설 주력이던 GS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이오 분야로 넓혔다.

GS리테일은 올해 ‘본업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GS리테일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8조69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편의점 매출은 6조4688억원으로 4.7%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1641억원으로 1.1% 줄었다.

GS리테일은 파르나스 호텔 인적 분할을 결정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파르나스 호텔과 후레쉬미트(식자재사업)를 떼어내 신규 출범하는 지주사 GS P&L에 맡겼다. 파르나스 호텔은 지난 2023년 기준 영업익만 1030억원으로 GS리테일 전체 영업익(3940억원)의 24%에 달하는 핵심 사업군이었다.

특히 호텔 부문의 인적 분할 이후 GS리테일의 기업가치가 2조2000억원대에서 1조413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GS리테일로서는 성장세를 보이는 편의점 GS25와 수퍼마켓 GS더프레시의 역량을 확대해 회사 실적을 회복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오린아 LS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편의점 신장률이 둔화되면서 임금 인상, 감가상각비, 임차료 등의 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편의점 성장은 소비 부진 영향을 받고 있으나, 호텔 분할로 복잡한 사업구조 개선 및 본업 역량 집중이 가능해지는 점이 회사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이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허 대표가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내세워 정체된 편의점 사업을 살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이를 위해 GS리테일은 최근 플랫폼BU 산하 퀵커머스실을 O4O 부문으로 승격했다. GS리테일 퀵커머스의 핵심인 ‘우리동네GS’의 경우 월간활성화이용자수가 론칭 2년 만에 244만명 폭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우리동네GS 앱과 전국 GS25, GS더프레시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연결한 GS리테일의 지난해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대비 67.8% 신장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간편식이나 먹거리 쪽에서 물가 대응하는 상품들을 출시할 예정이고, 카테고리 품목 다변화를 지속할 것”이라며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편의점과 수퍼마켓, 홈쇼핑 등의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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