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유노비아 단독대표 취임···경영 맡아 구조조정, 파이프라인 개편, 부동산 매각 완료
대원제약과 개발 P-CAB약, 내달 2상 종료···후보물질 중 임상 빨라, 향후 해외시장 개척 역할
1상 진행 당뇨와 비만 후보물질은 JP모건 행사 참여···해외통 이 대표도 미국行, 결과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 구조조정과 파이프라인 개편, 부동산 매각 등을 마무리한 이재준 유노비아 대표가 올해 P-CAB 신약과 비만 치료제 개발에서 성과를 낼 지 주목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준 일동제약 사장은 지난해 4월 유노비아 단독대표로 취임했다. 2023년 11월 일동제약에서 유노비아가 분할하면서 출범한 서진석·최성구 각자대표 체제가 이 대표 체제로 전환된 것이다. 미국 AT커니에서 제약 컨설턴트로 재직했던 이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수행한 후 2008년 GSK에 입사, 다수 프로젝트 경험을 쌓았던 인물이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동아에스티에서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아 기술수출 성과를 달성한 후 영진약품 대표이사에 이어 일동제약에 영입돼 활동해왔다.
지난해 유노비아 경영을 맡은 이 대표는 희망퇴직을 통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측은 사업 정비와 더불어 조직 재편 및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슬림화’를 추진,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유노비아는 지난해 본사 건물과 토지 매각을 완료해 279억여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신약 연구개발과 관련한 프로젝트 추진과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일동제약의 신약개발 자회사로 출범한 유노비아가 1년 2개월여 동안 구조조정과 부동산 매각을 완료했으니 실적과 별개로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올해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핵심 신약후보물질은 ‘DW4421’과 제2형 당뇨와 비만 후보물질 ‘ID110521156’로 분석된다. 우선 소화성 궤양용제 P-CAB(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 치료 후보물질 DW4421은 지난해 5월부터 유노비아와 대원제약이 공동 개발하고 있다. DW4421는 위벽 세포의 양성자 펌프에 작용, 칼륨 이온과 수소 이온의 교환 과정을 방해함으로써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현재 대원제약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1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 2상은 2월 종료 예정으로 파악된다. 일정대로 임상이 마무리될 경우 2상 결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올 상반기 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상 과정에 대한 확인을 유보한 대원제약은 복수 임상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DW4421 임상 2상이 여러 건 있어도 핵심은 오는 2월 종료가 예정된 건으로 알고 있다”며 “2상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획득할 경우 올해 내 3상 착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DW4421이 임상 2상과 3상에서 긍정 결과를 얻는다면 이 대표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한국을 제외한 해외 판권을 유노비아가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지난해 유노비아와 대원제약 계약에서 허가 및 제조와 판매 등을 포함한 국내 사업화 권리는 대원에 넘겼지만 유노비아는 P-CAB 제제 해외 영업권을 확보했으며 향후 해외 사업화 작업은 이 대표가 지휘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유노비아는 DW4421과 관련된 미국, 일본, 호주 등 주요 시장 국가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이 대표가 2022년 4월 일동제약에 합류할 당시에도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을 만큼 해외통으로 인정 받은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DW4421 임상 2상은 대원제약이 주도하고 있지만 유노비아 입장에서는 현재 파이프라인 중 유일하게 2상인 후보물질”이라며 “유노비아는 임상 상황을 체크하며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노비아가 임상 1상을 진행하는 제2형 당뇨와 비만 후보물질 ‘ID110521156’ 역시 주목받고 있다. ID110521156은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 유사체로 작용한다. 펩타이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물질이 안정적이며 상업화 측면에서 약물 디자인과 합성 등이 용이하다는 점이 특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ID110521156은 오는 1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여해 비공개 파트너링미팅을 가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일동제약과 유노비아를 비롯, 항암신약개발사 ‘아이디언스’ 등 일동제약그룹 계열사들이 콘퍼런스에 참여해 신약개발, 투자 유치 등 오픈이노베이션, 라이선스 아웃 등을 위한 협력사 발굴에 중점을 두겠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이 대표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이밖에도 유노비아는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신약후보물질 ‘ID119040338’, 고형암 신약후보물질 ‘ID12023’, 고형암 후보물질 ‘ID12241’, 혈액암 후보물질 ‘ID12133’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결국 유노비아 경영 2년 차를 맞는 이 대표가 실력과 능력을 발휘할 시점은 올해부터로 분석된다. 해외통인 그가 JP모건 행사 귀국길에 어떤 성과를 안고 귀국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