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통해 일동제약 100% 소유···일동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증대, R&D 추진력 강화“
일동제약, 영업흑자 전환 가능성 높아···기존 사업 내 아이템 발굴 추진, 전문약 매출 호조
유노비아, 1000억원 이상 투자유치 목표···업계 ”초기 일동 지원 후 외부 자금유치로 재원 마련“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일동제약이 R&D(연구개발) 담당 자회사인 ‘유노비아’를 공식 출범시켰다. 그동안 영업적자에 시달렸던 일동제약이 향후 영업흑자를 달성하고 유노비아 투자유치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물적분할을 통해 자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이날 분사했다. 일동제약도 이날 분할을 단행했으며 법인 등기는 조만간 진행한다고 확인했다. 앞서 일동제약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증대를 통해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한편, 신약 R&D 추진력을 강화하고 투자유치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 유노비아 출범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유노비아 대표이사에는 서진식 사장(전 일동제약 COO)과 최성구 사장(전 일동제약 연구개발본부장)이 취임했다. 향후 유노비아는 독자적 위치에서 R&D에 집중하는 한편, 운영자금 및 투자유치, 오픈이노베이션, 라이선스 아웃 등 지속 가능한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우선 자회사 출범으로 인해 모회사인 일동제약은 그동안 적자에서 탈출해 영업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동제약도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증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흑자가 확실하다는 관측도 있다. 앞서 일동제약은 지난 2020년 4분기 5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올 2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총 적자 규모는 1648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적자 원인은 일동제약이 신약 R&D에 투자한 비용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부분은 회사도 인정하는 내용이다. 실제 일동제약은 2020년 786억원에 이어 2021년 1082억원, 2022년 1251억원을 R&D에 집행했다. 제약사 존재 이유가 신약 R&D이긴 하지만 회사 규모에 비해 많은 비중이라고 업계는 전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R&D에 대한 일동제약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이 지난해 19.7%까지 증가하며 일부 우려가 있었다”며 “신설법인 유노비아가 R&D를 총괄하기 때문에 일동제약은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일동제약은 향후 기존 의약품과 헬스케어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과 수익성 증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놓쳤던 사업내 아이템을 발굴, 신제품으로 연결시키는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의약품과 헬스케어 사업 내실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일동제약은 전문의약품 54%, 일반의약품과 헬스케어 43% 비중으로 집계된다.

올 2분기를 보면 특발성폐섬유증치료제 ‘피레스파’와 고혈압복합제 ‘투탑스’ 원외처방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5% 이상 증가하는 등 전문약 판매가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판매한 항궤양제 ‘넥시움’ 처방액이 2분기 80억원 넘는 실적을 기록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일동제약 매출에서 전문약이 중요한데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전반적 증가 추세가 보인다”며 “분사를 계기로 영업과 마케팅에 집중할 방침으로 알고 있는데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유노비아의 경우 신약 R&D를 진행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핵심으로 분석된다. 당분간 일동제약이 지원하고 일정 시간 후에는 와부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실제 지난달 중순 일동제약은 투자기관들로부터 300억원 자금을 조달 받았다. 이중 일부를 유노비아 초기 자금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유노비아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와 소화성 궤양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 기존 진행해왔던  신약 프로젝트와 파이프라인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향후 1000억원 이상 유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결국 일동제약의 R&D 자회사 유노비아가 출범한 가운데 향후 일동이 영업흑자를 올릴 가능성이 전망된다. 이와 함께 유노비아가 투자유치 목표액을 채울 수 있을 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20개가 넘는 기존 일동제약 파이프라인 중 가능성이 높은 신약후보물질을 적극 알려 투자유치를 받는 것이 유노비아 현안”이라며 “일동제약과 유노비아가 협력하며 시너지효과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감안해 유노비아가 투자유치를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일동제약이 신약 R&D 노하우를 누적했기 때문에 가능성은 낮지만 혹시 투자유치가 목표치에 미달, 일동이 지속적으로 유노비아를 지원하는 일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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