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출범 후 비만·P-CAB·파킨슨병약 핵심 유지···고형암과 혈액암 등 항암제 주력 주목
대표 교체와 일부 연구원 사직 등 인력 다운사이징···“고정비용 줄이고 조직과 사업부 개편”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일동제약의 R&D(연구개발) 자회사인 ‘유노비아’가 파이프라인과 인력 다운사이징을 진행 중이어서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유노비아는 과거 핵심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면서 고형암과 혈액암 신약후보물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구원 등 인력에 대해 회사는 조직슬림화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해 11월 R&D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시켰다. 기존 핵심 9개를 위주로 총 25개 파이프라인을 대상으로 연구와 임상시험을 진행시켜 수익 창출을 도모하겠다는 회사측 구상이다. 실제 유노비아가 현재 진행 중인 신약 개발은 과거 일동제약으로부터 물려 받은 파이프라인이 주축으로 파악된다. 단, 핵심 파이프라인에 지난해에 비해 고형암과 혈액암 신약후보물질이 포함된 점이 눈에 띈다.
우선 유노비아의 3대 파이프라인은 제2형 당뇨와 비만 후보물질 ‘ID110521156’, 소화성 궤양 등 위장관 질환 신약후보물질 ‘ID120040002’,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신약후보물질 ‘ID119040338’ 등이다. 이중 ‘ID120040002’만 임상 2상이다. 나머지 후보물질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유노비아는 3대 파이프라인 선정 기준은 개발 진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상용화를 신속하게 추진하려는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ID110521156’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이다.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유도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GLP-1 호르몬 유사체로 작용한다. ‘ID120040002’은 P-CAB 계열 소화성 궤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위벽 세포 내 프로톤펌프와 칼륨 이온(K+) 결합을 방해해 위산 분비를 억제한다. 지난해 임상 1상을 완료하고 올 2월 임상계획 승인을 취득,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ID119040338’는 퇴행성 질환의 하나인 파킨슨병을 타깃으로 하는 후보물질이다. 아데노신 A1 및 A2A 수용체를 동시 억제하는 이중 길항제다.
유노비아는 이밖에 고형암 신약후보물질 ‘ID12023’과 역시 고형암 후보물질 ‘ID12241’, 혈액암 후보물질 ‘ID12133’ 등 3개 물질 전임상 진행에 주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유노비아는 핵심인 비만과 P-CAB 계열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를 유지하며 새롭게 고형암과 혈액암 치료제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핵심 파이프라인에 항암제를 포함시킨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유노비아 관계자 B씨는 “비만 등 시장에서 관심도가 높은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임상개발 등 상업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투자 유치와 공동 개발 등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조기 수익 실현을 위한 라이선스 아웃 등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노비아가 이처럼 일동제약으로부터 받은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신약 R&D를 진행하고 있지만 수익구조상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된다. 유노비아는 올해 1분기 103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유노비아는 기본적으로 수익보다는 R&D에 주력하는 업체이고 출범한 지 1년도 안 되는 신생업체이기 때문에 당장 경영실적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범 과정에서 발탁한 대표이사 서진식 사장과 최성구 사장이 물러났으며 현재는 이재준 일동제약 사장이 유노비아 대표를 맡고 있다. 200여명에서 출범한 연구원들도 일부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루머도 확산됐지만 회사는 부인했다. 유노비아는 경영 과정에서 고정비용을 줄이고 조직과 사업부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일동제약 R&D를 전담하는 유노비아는 파이프라인과 인력을 다운사이징하며 경영효율화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향후 비만 등 ‘빅3’ 파이프라인 임상시험 과정에 업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