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1월 초순 식약처에 조코바 허가 신청···작년 12월 긴급사용승인 불발
조코바는 일동이 막대한 자금 투자해 임상한 품목···직원 구조조정과도 직간접 연결
감염병 전문가 “조코바 출시되면 가격경쟁력 중요”···팍스로비드와 경쟁 가능성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올 초 정부에 품목허가를 정식 신청한 일동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에 대한 소식이 없어 업계가 궁금증을 표명하고 있다. 시점은 불투명하지만 일단 조코바의 허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출시 후 가격경쟁력을 거론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이 먹는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 조코바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고 공시한 시점은 지난 1월 3일이다. 정식 허가 신청 후 6개월이 경과된 것이다. 당초 업계는 이르면 1분기 내, 최소한 상반기 내 조코바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지만 예상이 빗나간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허가 심사 기일이 2개월이었던 모 코로나 치료제와 비교하는데 당시는 코로나 확산 시기여서 최근과 상황이 다르다”라며 “허가 과정에서 서류 보완이 한 번 나오면 한 달 넘게 소요되는 경우도 있어 6개월 정도는 문제가 될 소지가 없는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구체적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향후 조코바가 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하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것은 조코바 긴급사용승인을 식약처에 요청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품목허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의약품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기관은 식약처다. 즉 당시 방대본 결론은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할 정도로 조코바 도입이 급하지는 않다는 의미였다.
향후 이같은 예상대로 일동제약이 허가를 받아 급여와 약가 작업을 거쳐 조코바를 출시할 경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조코바는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 제약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신약이다. 정확한 규모를 확인하기 힘들지만 일동제약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임상시험을 진행한 품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이 조코바 임상시험에 공을 들이며 지난해 1251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면서 “당위성 차원에서 허가를 받아 조코바를 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일동제약이 추진하고 있는 경영쇄신의 향방과 조코바 출시 효과의 연관성도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조코바 승인 지연으로 인해 일동제약의 R&D 성과 도출 및 실적 확보가 늦어지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조코바가 허가를 받아 순조롭게 출시가 예상되면 일동제약이 추진 중인 구조조정 등 경영 효율화 작업이 소기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은 예상대로 일동제약 조코바가 허가를 받을 경우 급여와 약가 작업을 거쳐 출시되면 당초 회사가 기대했던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로 요약된다. 참고로 일동제약과 조코바를 공동개발했던 시오노기 제약사는 일본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후 올 3월 말까지 4개월 동안 매출 1조원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 상황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본 의사들은 자국 의약품을 신봉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본 제약사들은 규제가 심한 한국과 달리 공식적으로 의사에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아 국산 의약품 활용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향후 조코바가 허가를 받아 출시하는 상황을 전제로 감염병 전문가들은 다양한 견해를 내놓았다. 그들 전망의 공통점은 가격경쟁력이다. 감염병 전문가 A씨는 “조코바가 출시된다면 코로나 환자들 입원을 감소시키는 역할과 증상을 신속하게 완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조코바는 코로나 치료에 타깃을 맞춘 의약품이고 큰 부작용도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 B씨는 “조코바 기전은 팍스로비드와 비슷한데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화이자제약에 비해 시오노기 제약사 인지도가 낮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B씨는 “국내에서 코로나 환자가 많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조코바는 출시 초반 고전할 것”이라며 “일동제약은 조코바 효능과 효과가 게재된 논문을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B씨는 “정부가 현재 코로나 환자들에게 팍스로비드를 무상 공급하고 있는데 1-2년 내 종료가 예상된다”며 “이후에는 팍스로비드도 급여를 받을 것이고 조코바도 보험 등재될 전망인데 일동제약은 약가를 낮추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 C씨는 “국내 코로나 환자가 급격히 늘어 치료제 수요가 갑작스럽게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조코바는 약가를 어떻게 받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C씨는 “환자 입장에서 치료제 효능과 효과가 엇비슷하면 약가가 저렴한 약제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며 “조코바 약가가 낮게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럴 경우 팍스로비드 약가도 내려갈 것이고 두 치료제가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결국 일동제약 조코바가 허가를 받아 출시하면 가격경쟁력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에 조코바 허가 여부와 시점에 업계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동제약 구조조정과 조코바 허가를 연결시키면 아쉬움이 크다”며 “향후 식약처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