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큐보’와 ‘어나프라’ 2개 품목, 국내개발신약 지정···자큐보 공급, 어나프라 판매 준비
LG화학 통풍약 ‘티굴릭소스타트’, 2차 3상···한국 등 2600명 대상 임상 결과가 허가 결정할 듯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 FDA 허가 받아 미국 진출···동아ST, 한국 식약처에 허가 신청 추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 2개 국내개발신약을 배출한 제약업계가 올해는 어떤 신약을 배출할 지 주목된다. 현재로선 LG화학 ‘티굴릭소스타트’와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국내개발신약은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와 비보존제약의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 2개 품목이다. 자큐보와 어나프라는 각각 지난해 4월과 12월 허가돼 37호와 38호 국내개발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자큐보는 현재 공급중이고 어나프라는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업계를 중심으로 차기 국내개발신약에 거론되는 후보는 LG화학 통풍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와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등으로 파악된다. 우선 LG화학에 따르면 티굴릭소스타트는 통풍 주요 원인인 요산을 생성하는 효소 ‘잔틴 옥시다제’ 발현을 억제하는 1일 1회 먹는 치료제다. 티굴릭소스타트가 차기 국내개발신약 후보로 주목받는 근거는 지난해 11월 공시된 임상 3상 탑라인 결과 여파로 분석된다.
당시 임상 결과에 따르면 투약군 48%가 혈청 요산 수치 6㎎/dL 미만을 달성했다. 위약군은 2%로 집계됐다. 안전성에서도 대부분 경증과 중등증 이상반응이었다. 심각한 이상반응은 약 2%였다. LG화학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2600명을 대상으로 2차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측은 3상 종료 시점을 올해 말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물론 지난해 말 공시된 3상 탑라인 결과만으로 티굴릭소스타트의 국내개발신약 지정 여부를 전망하는 것은 다소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지난해 공시된 임상 결과는 업계에도 고무적인 사례”라면서도 “일단 올해 말까지 3상 진행과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화학도 신중한 모습이다. 회사측은 국내개발신약 등 업계 관측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LG화학이 올해 말 마무리가 예상되는 2차 임상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도출한다면 일정 기간 검토와 분석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이 예상된다. 식약처도 올해부터 허가 신청 수수료를 4억 1000만원으로 인상하는 대신 허가 검토 기간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과거처럼 1년을 대기하는 사례는 줄어들 전망이다.
LG화학은 티굴릭소스타트 허가를 획득할 경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통풍치료제 시장은 인구 고령화 및 비만 인구 증가로 인해 2027년 40억 달러 규모로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세계 통풍 환자는 3500만명이며 미국과 중국 환자 수가 각각 1000만명, 1400만명으로 추정된다. 국내 시장은 3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을 결정할 때 시장규모도 중요하지만 시장 확대 전망도 중요하게 판단한다”며 “LG화학이 통풍치료제를 선택한 것은 현재까지 적중했는데 80% 가량 도달한 셈”으로 분석했다.
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는 이미 2019년 11월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성인 뇌전증 부분 발작 치료제로 허가 받아 2020년 5월 미국에서 출시됐다. 북미,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 및 북아프리카 등 5개 대륙에 진출한 상태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국내개발신약 지정과 관련,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 C씨는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등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했고 FDA 승인 받은 혁신신약”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도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등 해외에 진출한 신약이기 때문에 국내개발신약 지정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중일 3개국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지난해 12월 발표했던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한국 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2024 뇌전증 학회에서 발표된 동북아 3상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는 6주 유지기 동안 보조요법으로 복용 시 모든 투약 용량에서 유의미한 발작감소비율 중앙값을 확인하며 1차 평가지표를 충족시켰다. 투약 용량 400mg에서는 발작감소비율 중앙값 100%를 달성했다.
또 세노바메이트는 복용 5~6주 차부터 부분발작 빈도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며 적정기 초기 단계에서도 발작 감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단, 한국 식약처에 신청하는 세노바메이트 허가 작업은 SK바이오팜이 아닌 동아에스티가 전담할 방침이다. 지난해 1월 한국을 포함한 동, 서남아시아 등 30개국 진출을 위해 동아에스티와 세노바메이트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해당 국가 허가 작업은 동아로 일원화됐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동아에스티는 국내 뇌전증 환자에게 세노바메이트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품목허가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업체들이 임상이나 해외 진출을 진행하고 있는 티굴릭소스타트와 세노바메이트가 차기 국내개발신약에 지정될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해당 품목의 국산신약 지정 여부는 다른 업체들 신약개발에도 간접적 여파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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