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허가···동아 “올해 급여 신청 후 내년 상반기 출시”
케프라·토파맥스·라믹탈 대체약제 가능성···경제성평가도 예상
국산신약 혜택 여부 주목···엑스코프리 약가가 매출에 영향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국내개발신약으로 허가 받은 동아에스티 ‘엑스코프리정’이 향후 급여 약가를 얼마나 받을지 주목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성인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정을 41번째 국내개발신약으로 허가했다. 이 약은 성인 뇌전증 환자에서 2차성 전신발작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부분발작 치료 부가요법으로 허가된 의약품이다. 기존 항뇌전증약 투여로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엑스코프리정은 식약처가 신속한 신약 허가를 위해 제정한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 지침을 적용, 허가한 첫 번째 품목이라는 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엑스코프리정은 현재 동아에스티가 국내 허가와 급여 작업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동아는 올해 안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엑스코프리정 급여를 신청한 후 내년 상반기 내로 급여를 받아 출시할 예정이다. 식약처가 올해부터 적용한 허가심사기간 축소 대상 1호로 엑스코프리정이 선정된 상황에서 동아에스티는 급여와 약가 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동아가 심평원에 엑스코프리정 급여를 신청한 후 주목되는 것은 대체약제로 분석된다. 통상 신약의 대체약제는 해당 제약사가 의견을 제출하면 심평원이 검토해 결정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업계가 분석하는 엑스코프리정 경쟁품목은 ‘케프라정’과 ‘토파맥스정’, ‘라믹탈정’, ‘엑세그란정’ 등이다. 이들 품목 약가를 보면 한국유씨비제약 케프라정1000mg이 정당 1093원이다. 한국얀센 토파맥스정100mg은 862원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라믹탈정100mg 가격은 648원이다. 동아에스티 엑세그란정은 314원이다.
향후 심평원이 동아에스티 의견을 제출 받아 대체약제를 결정하게 되면 가중평균가를 산출하는데 그 과정은 복잡하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단순히 대체약제로 결정된 품목의 평균가격을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가중치를 줘서 가중평균가를 확정한다는 것이다. 가중치 기준은 시장점유율이다. 케프라정의 경우 국내 뇌전증 치료제 중 ‘레비티라세탐’ 시장에서 3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토파맥스정 연매출도 1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이에 케프라정과 토파맥스정이 엑스코프리정 대체약제에 포함되느냐 여부도 주목되는 사안이다.
20년 이상 약가업무를 진행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체약제 가중평균가도 중요하지만 시장점유율이 높고 매출이 많은 케프라정 가격 1093원이 또 다른 기준이 될 수 있다”며 “동아에스티는 우수한 엑스코프리정 임상 결과 등을 토대로 최소한 1000원은 넘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임상시험에서 대조약 대비 우월성을 입증받은 신약의 경우 경제성평가를 시행, 그 결과를 토대로 급여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경제성평가란 비용과 편익을 체계적으로 분석,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판단하는 절차를 지칭한다.
엑스코프리정 첫 번째 임상에서는 참가자 중 최대 200mg을 복용한 환자들 발작 빈도 중앙값이 56% 감소했으며 위약 투여군에서 22% 감소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두 번째 임상에서는 100mg, 200mg, 400mg 엑스코프리정을 복용한 환자들 발작 빈도 중앙값이 각각 36%, 55%, 55% 감소했다. 무엇보다 식약처가 국내개발신약으로 허가한 점이 임상 결과 우수성을 입증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심평원이 엑스코프리정을 대상으로 경제성평가를 시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로 파악된다.
현재로선 엑스코프리정이 국내개발신약이라는 점이 급여 검토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과거에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국산신약에 혜택을 제공했지만 통상 문제 등으로 메리트가 상당수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엑스코프리정 임상 결과가 우수하기 때문에 동아에스티 입장에서는 보다 높은 약가를 희망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심평원이 어떤 방안을 선택하느냐와 국내개발신약 장점을 인정할 지 여부가 내년 동아의 엑스코프리 매출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