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첫 영업이익···EBITDA도 흑자
상반기 EBITDA –4235억원···4분기 실적 전망 '흐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합병 효과로 흑자 전망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SK온은 올해 4월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을 공동 주관사로 선임하고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SK온은 올해부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0% 수준이었던 EBITDA 마진율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EBITDA는 기업이 실제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기업의 수익창출 능력을 비교하는 데 활용된다. EBITDA 마진율은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올해를 기점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라는 게 SK온의 포부다. 당시 SK온은 “운영 효율성 향상을 통해 단기간 내 실적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원가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설명이다. SK온은 지난 7월에도 비용 절감 등 운영 효율화를 골자로 하는 ‘비상경영’을 선언한 바 있다.
◇상3분기 첫 흑자 기록···상반기는 실적 저조
설명회가 8달 남짓 지난 27일 기준 올해 SK온이 공시한 각 분기 재무제표를 살펴봤다.
올해 3분기는 SK온이 독립법인 출범 이후 첫 흑자를 기록한 분기다. 회사는 3분기 매출액 1조4308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달성했다. 비교적 단가가 높은 재고를 소진하면서 저렴한 원재료로 배터리를 생산한 효과가 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수익성 개선 활동으로도 약 599억원의 손익 개선 효과를 봤다.
첫 흑자를 기록하면서 EBITDA도 2255억원을 창출했다. 지난 2021년부터 2022년에는 줄곧 마이너스 EBITDA를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를 반영했음에도 작년엔 간신히 흑자(191억원)를 기록했다.
3분기엔 EBITDA 마진율도 15.8%를 기록하며 분기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SK온의 EBITDA 마진율은 2021년 –22.4%, 2022년 –8.5%, 2023년 0.1%에 불과했다.
3분기만 따지면 SK온은 지난 4월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목표치 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론 SK온의 배터리 사업만으론 ‘턴어라운드’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아직 4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아 연간 기준으론 판단하기 어렵지만, 지난 상반기 실적을 고려하면 갈 길이 멀다. SK온의 지난 상반기 기준 EBITDA는 –4235억원에 달한다.
◇ 4분기, 합병 효과 본격화
증권업계는 SK온이 4분기에 다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모두 지난달 SK온이 4분기 적자 전환을 예상했다.
다만 업계는 SK온이 올해 상반기와 비교해선 적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SK온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두드러질 것이란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EBITDA 연간 흑자를 달성, 내년부터는 영업이익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분기부터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과 합병 효과가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SK온은 SKTI와 지난달 1일 합병을 마무리했다. 본업인 배터리 사업보다 SKTI와 합병을 통한 재무지표 개선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트레이딩인터셔널의 최근 5년 EBITDA는 403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엔 5857억원의 EBITDA를 기록했다.
내년 2월에는 SK엔텀과의 합병도 예정돼 있다. SK온은 양사 합병을 통해 연간 5000억원 이상의 EBITDA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TI는 올해 3분기 누적 약 3400억원, SK엔텀은 상반기 약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합병을 통한 SK온의 EBITDA 개선 효과가 연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유한 뒤에는 주춤했던 설비 투자도 해야 한다. SK온은 오는 2030년 33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2025년 199GWh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5년간 130GWh 이상의 생산시설을 신·증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