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비중 16% 달해, 토레스 EVX 흥행 덕 현대차 능가
경쟁사 공세 속 코란도 EV 부진···“라인업 지속 확대”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KG 모빌리티(이하 KGM)가 쌍용자동차에서 거듭난 후 첫 전기차(BEV) 토레스 EVX를 출시한지 1년이 지났다. 차량이 인기를 얻어 전기차 국내 판매 비중은 크게 늘었지만,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으로 파악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KGM은 지난 1년간 전기차 판매 비중을 과거 대비 꾸준히 늘렸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KGM 전기차 국내 판매대수는 토레스 EVX 7160대, 코란도 EV 22대 등 7182대로 집계됐다. 2022년 9월~2023년 8월 기간 사실상 판매 중단된 코란도 EV(당시 코란도 이모션)를 6대 판매한 것에 비해 1년 만에 실적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1년간 KGM의 전기차 내수 판매 비중은 16.1%에 달한다. 올해 판매 비중도 15.9%로 같은 기간 현대차 비중 5.6%를 능가한다.
전기차 수출 실적도 늘었다. 지난 1년간 KGM의 전기차 수출 대수는 토레스 EVX 7099대, 코란도 EV 64대 등 7163대로 전년 동기(1764대) 대비 4.1배나 증가했다.
KGM이 내연기관차 일색의 제품군에서 벗어나 토레스 EVX를 주축으로 전동화 전환을 순조롭게 이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쟁사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가 현재 전기차를 일절 판매하지 않아 KGM의 판매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KGM 사업 전동화 전환의 일등공신은 토레스 EVX가 꼽힌다.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토레스 EVX는 기존 동급 내연기관 모델 토레스의 인기에 힘입어 양호한 판매실적을 내고 있다. 토레스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유사한 디자인을 갖춘 토레스 EVX는 비야디(BYD)의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전충전시 433㎞(국내 인증 기준) 달릴 수 있다. 또 2열 폴딩시 1662ℓ까지 확장되는 적재공간과 12.3인치 인포콘 내비게이션 스크린 등 최신 사양을 갖췄다.
KGM이 토레스 EVX 하나로 전기차 내수 성과를 키웠지만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숙제들을 안고 있다. 지난 6월 출시한 코란도 EV의 판매 성과가 미미한 점은 KGM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코란도 EV는 지난 2022년 2월 출시한 준중형 전기 SUV 코란도 이모션의 상품성을 개선하고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된 모델이다. KGM은 배터리 수급 문제로 인해 코란도 이모션을 본격 출고하지 못하고 지난해 국내 판매 중단했다. 일부 확보한 재고는 해외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유럽, 호주 등 일부 권역에 수출했다. 최근 공급이 다시 정체됐다.
코란도 EV 판매 저조는 전기차 캐즘, 판매 경쟁 심화 등 대외 변수에 영향 받은 결과다. KGM은 코란도 EV에 토레스 EVX보다 낮은 가격을 매겨 가성비 있는 제품으로 마케팅해왔다. 하지만 레이 EV·EV3, 캐스퍼 일렉트릭 등 현대차·기아 보급형 전기차의 공세에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KGM은 기존 모델에서 파생된 토레스 EVX 밴, 코란도 EV 밴, 택시용 모델 등 용도별 차량을 출시해 다양한 시장 수요를 노리고 있다. 한편 전기차 캐즘이 시작되기 전 수립한 친환경차 출시 전략에 맞춰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병행하는 한편 전기차 판매 일정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올해 출시하기로 계획한 전기 픽업트럭(프로젝트명 O100)을 오는 4분기나 내년 1분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오프로더(KR10), 대형 SUV(F100)의 전기차 버전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KGM 관계자는 “전기차 확산 속도가 최근 더디지만 자동차 업계 지향점으로 여전히 남아있다”며 “고객 요구사항에 발맞춰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내놓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