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전기차 캐즘 극복 위해 택시 시장으로 돌파구 모색
현대차 아이오닉5·아이오닉6 택시 비중 10%대 기록
KGM, 코란도·토레스 전기 택시 모델 내놓으며 내수 부진 극복

쏘나타 택시. / 사진=현대차
쏘나타 택시. / 사진=현대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KG모빌리티가 국내 택시 시장에서 몸집 키우기에 나선다. 현대차의 경우 단종됐던 쏘나타 택시를 부활시키며 택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KGM은 전기 택시를 내놓으며 전기 택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 쏘나타 택시를 새로 출시했다. 앞서 현대차는 작년 7월 쏘나타 택시를 단종했으나, 국내 택시 업계에서 쏘나타 택시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자 재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쏘나타 택시는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으로 원가절감과 함께 내구성을 높인 택시 전용 LPG 엔진과 변속기, 타이어를 적용했으며 넓어진 2열 공간과 다양한 인포테인먼트·편의 사양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쏘나타 택시 공백은 국내 택시 시장 부진으로까지 이어졌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택시 신차 판매는 7139대로 전년대비(1만3706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는 올해 쏘나타 택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 같은 기간 쏘나타 판매량은 지난해 4732대에서 올해 794대로 대폭 감소했다.

쏘나타 택시 재출시로 인해 당분간 LPG 택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 택시 추격도 매섭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전기 택시 판매는 683대로 전체 택시 시장 내 점유율이 1.8% 수준에 불과했으나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엔 1040대(점유율 2.6%)에서 2021년 4993대(14.2%)로 껑충 뛰었고 2022년엔 1만5764대(37.9%)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해 전기 택시 성장세도 꺾이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전기차 시장 내 택시 점유율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현대차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1~4월 국내 아이오닉5 전체 판매량은 3704대이며 이 중 택시 판매는 652대로 9.5%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6 택시는 249대로 전체 판매의 17%를 차지했으며, 기아 EV6 택시는 341대로 13.6%를 기록했다.

택시 시장의 경우 기본적으로 지속적인 물량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완성차 업계가 물량을 늘리기 위한 핵심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앞서 내연기관 시대에서 국내 완성차 업계는 택시 시장에서 몸집을 키운 바 있다.

업게 관계자는 “택시의 경우 일반 승용차보다 도로에서 보이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택시 1대가 일반 승용차 10대에 달하는 홍보 효과를 갖고 있다”라며 “아직 전기차 보급이 활발하지 않은 가운데 택시를 통해 마케팅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코나 등을 전기 택시로 판매 중이며 기아도 EV6, 니로 등을 전기차로 운영하고 있다.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 전기차 모델. / 사진=KGM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 전기차 모델. / 사진=KGM

여기에 KGM도 최근 코란도 EV와 토레스 EVX 택시를 선보이며 택시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KGM은 토레스 EVX를 전기 택시로 출시했으며 올해 1~4월 기준 국내 전기 택시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토레스 EVX 택시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33km에 달하며 각종 충돌방지 기능과 주행보조 기능을 탑재했다. 가격대는 4000만원 초중반대로, 보조금까지 받을 경우 3000만원 초반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코란도 EV 택시는 지난 2022년 출시된 코란도 이모션의 상품성을 개선한 택시 모델로 1회 충전시 401km를 주행할 수 있다. 판매 가격은 토레스 EVX 보다 약간 더 저렴하다.

또 KGM은 전기 택시 뿐 아니라, 토레스 LPG 택시를 출시하며 택시 시장에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KGM은 최근 내수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택시 시장을 공략해 덩치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택시 시장의 경우 일반 승용 시장과 달리 다양한 옵션 보다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최우선 경쟁력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KGM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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