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PU 성능, 2년마다 평균 3배 성장
같은 기간 HBM은 1.4배 향상

엔비디아의 블랙웰 GPU /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의 블랙웰 GPU / 사진=엔비디아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성능 개선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개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단 분석이 나왔다.

엔비디아 GPU는 인공지능용으로 활용되는데 이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려면 메모리 적층 단수와 대역폭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단 지적이다.

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을 겨냥한 하이엔드급 GPU ‘A100’을 출시한 이래로 2022년 ‘H100’, 2024년 블랙웰 ‘B100’을 공개하면서 2년마다 평균 3배가량 성능 향상을 이어왔다.

B100의 경우 H100 대비 연산 처리 속도는 2.5배 증가했으며 전력 소모는 기존 15MW에서 4MW로 크게 감소했다. 2026년 출시 예정인 루빈 ‘R100’ 또한 비슷한 수준의 성능 개선이 예상된다.

반면, 엔비디아 AI 반도체와 함께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1.4배가량의 개선 속도를 보였다. 지난 2020년 HBM2E(3세대) 이후 2022년 양산에 돌입한 HBM3(4세대)는 24GB 제품 기준 데이터 처리 속도가 1.8배가량 증가했다. 올 초 SK하이닉스가 공급을 시작한 8단 HBM3E(5세대)의 경우 이전 세대 대비 속도는 1.3배, 용량은 1.4배 향상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4나노급 블랙웰이 아직 시장에 공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3나노 기반의 루빈 아키텍처까지 공개했다”며 “HBM 성능이 GPU 성능 향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메모리 제조사들은 싱글 스택과 다이 집적도, 적층 단수를 통해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올 1분기 엔비디아 HBM3E 공급 승인을 완료하고 2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마이크론은 H200에 탑재되는 HBM3E를 공급하는 반면, SK하이닉스는 H200과 더불어 B100용 제품도 함께 공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도 최근 HBM3E 공급 승인을 마치고 H200용 8단 제품 출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로드맵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로드맵 / 사진=SK하이닉스

2026년 출시되는 루빈 GPU에는 6세대 제품인 HBM4 12단 제품이 탑재될 전망이다.

이강욱 SK하이닉스 PKG개발 담당(부사장)은 지난 3일 ‘세미콘 타이완 2024’ 발표에서 “내년 하반기 출하 예정인 HBM4 12단 제품에도 독자적으로 개발한 패키징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해 양산할 계획”이라며, “HBM4E(7세대)부턴 커스텀 성격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돼 다양한 고객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태계 구축 관점에서도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AI를 중심으로 서버 및 데이터센터, HPC를 포함한 컴퓨터 부문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BS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은 2025년 모바일 부문 점유율이 36%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하겠지만 5년 전인 2020년(38%) 대비해서 비중은 2%p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반면, 컴퓨터 시장은 2020년 29%에서 2025년 30%로 1%p 성장이 예상된다.

실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데이터센터향 매출 비중이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엔비디아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300억4000만달러(40조원)를 기록했으며, 이중 데이터센터 부문이 같은 기간 154% 증가한 263억달러(35조원)로 전체 88% 비중을 차지했다.

또 다른 AI 칩 제조사 AMD는 올 2분기 매출 58억3500만달러(7조778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으며, 데이터센터 매출은 115% 성장한 58억달러(7조7319억원)로, 전체 48% 비중을 차지했다. 클라이언트(노트북과 CPU) 부문은 49% 성장에 그쳤으며, 게이밍 부문은 오히려 5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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