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주력제품 ABS 판매량 증가에 영업익 323억원 달성
배터리, 美 AMPC 혜택 제외하면 영업손실 2525억원
포트폴리오 다변화 위해 생명과학에 2兆 투입

LG화학 전남 여수 생산라인. / 사진=LG
LG화학 전남 여수 생산라인. / 사진=LG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이 주요 제품의 판매량이 늘어나며 올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한때 호실적 달성의 ‘효자’ 역할을 하던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실적 회복까지 하세월인 상황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23억원으로 전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ABS의 판매량이 늘어나서다. ABS는 내열성과 내충격성 등이 우수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으로 LG화학의 주력 제품이다. 가공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색상으로 구현이 가능해 자동차와 가전, 정보통신(IT) 기기 등에 활용된다.

첨단소재 부문은 양극재 판매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약 20% 증가하며 영업이익 1700억원을 달성했다.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 4059억원의 41.9% 수준이다.

하지만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 세액공제(APMC) 보조금을 제외하면 올해 2분기 영업손실 2525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AMPC 혜택은 4478억원이다.

LG화학은 배터리 분야의 어려움이 계속되자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기존 4~6% 성장에서 20% 이상 감소로 변경했다. AMPC 수혜 규모도 올해초 제시한 45~50GWh(기가와트시)에서 30~35GWh로 수정했다.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배터리 생산량도 줄이면서 APMC 혜택 역시 쪼그라들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주영 LS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수요 개선을 기대할만한 요소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전기차는 물론 배터리 판매량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라고 분석했다.

LG화학은 배터리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생명과학을 주력 사업으로 점찍고 육성할 방침이다. 이 분야는 글로벌 임상 과제 수행에 따른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지만,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5개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2조원을 생명과학 R&D에 투입할 방침이다. 이 기간 전기차 캐즘이 해소된다면 생명과학 및 배터리 부문을 중심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 3분기에도 전기차 시장 성장률 둔화와 메탈가 약세 지속으로 배터리 판매가격이 하락해 당초 예상보다 매출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혁신 신약 개발로 생명과학 부문을 성장시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수익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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