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미국 진출 확대 첫 단추는 볼파라 인수
지난해 9월부터 인수 추진···“통합 시너지 기대”
서범석 대표 “볼파라와 암 정복 미션 실현할 것”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의료AI 기업 루닛이 뉴질랜드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이하 볼파라)’ 인수에 따른 사업 시너지 가능성을 공개했다. 볼파라 인수를 계기로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 내년 흑자전환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22일 루닛은 서울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볼파라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서범석 루닛 대표와 테리 토마스 볼파라 대표가 참석해 인수합병(M&A) 완료 소식과 함께 통합 후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 이후 내년까지 매출액 1000억원 달성과 흑자전환을 자신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2025년까지 흑자전환과 매출 10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높은 마진율을 통해 성장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루닛은 AI를 활용해 암을 정복하겠다는 미션을 갖고 있고 첫 인수는 볼파라로 낙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루닛에 따르면 볼파라 인수 추진은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됐다. 같은 해 11월 독점적 실사에 착수한 뒤, 12월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빠른 속도로 인수를 추진했다. 볼파라 인수를 위해 이달 초 1665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했했다. 루닛은 지난 21일 볼파라 지분 100%를 취득하고 자회사 편입을 최종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볼파라는 미국 내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 AI 솔루션을 공급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유방암 검진에 특화된 AI 플랫폼 기업으로 지난해 미국 내 유방암 검진 시장점유율 42%을 기록했다. 루닛은 볼파라의 미국 네트워크를 통해 신규 판매 채널 구축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볼파라는 전체 매출의 97% 이상을 미국 시장에서 올릴 만큼 미국 내 사업기반을 잘 갖췄다”며 “볼파라가 가진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고도화된 유방암 검진 시스템을 통해 미국 매출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루닛은 볼파라 고객을 대상으로 유방암 검진 AI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와 ‘루닛 인사이트 DBT’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양사는 유럽, 중동, 중남미,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날 루닛과 볼파라 통합의 최대 성과로 양사 인공지능 기술력 결합에 따른 시너지 창출을 꼽았다. 루닛의 정확도 높은 AI 알고리즘 개발 능력에 볼파라 유방 조직밀도 정밀 분석 기술을 결합해 유방암 검진 기술 수준을 한 차원 더 끌어올리게 됐다는 목표다.
루닛에 따르면 볼파라는 1억장 이상의 의료 데이터를 갖고 있다. 루닛은 볼파라의 다국적, 다인종의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조건과 환경에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는 의료AI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볼파라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의료AI를 공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여러 기능 중에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만 이용 가능하도록 했다. 공급기업은 하나의 플랫폼을 이용해 다수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유통할 수 있다. 사용자는 이용한 만큼 대금을 지급한다.
테리 토마스 볼파라 대표는 “미국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하루 8시간 동안 3~4초마다 한 장씩 의료 영상을 판독해야 할 정도로 업무량이 과중해 AI 도입 필요성이 해마다 커지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미국 질병 예방 특별위원회(USPSTF)가 유방암 검진 연령을 기존 50세에서 40세로 앞당겨 앞으로 40~75세 여성은 격년으로 유방촬영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어, 미국 내 유방암 검진 수요가 늘어난 것을 큰 기회 요소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마스 대표는 “최근 들어 볼파라는 자사 워크플로우 플랫폼에 폐암 및 폐 결절 조기진단 소프트웨어를 연계해 사용하는 등 유방암 외 시장으로의 확장 기조에 있다”며 “루닛 AI 솔루션을 탑재하게 되면 유방암은 물론 폐암 등 다양한 검진 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루닛과 볼파라는 암 정복이라는 공동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AI 신제품 공동 개발 및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글로벌 AI 트렌드에 발맞춰 전 세계 의료AI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볼파라 인수는 필수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사는 다양한 AI 솔루션과 고도화된 검진 플랫폼을 의료기관에 유통해 글로벌 암 진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