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중동·아시아 등 의료 AI 솔루션 공급 확대
올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서 해외 비중 90% 육박
수익성 높은 이머징 마켓 타깃···의료 AI 시장 확장 모색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기업 및 행정기관과 업무 협력을 늘리며 시장 개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당초 루닛은 해외 의료 AI 시장 타깃해 외연을 확대해 온 가운데 공격적인 시장 확장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이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로 의료 AI 솔루션 공급을 늘리고 있다. 내수보단 다국적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의료 AI 소프트웨어 공급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루닛은 2013년 설립 이후 전 세계 지역으로 제품 판매 활동과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 구축에 집중해왔다. 최근엔 영업 마케팅 분야 인력을 확대해 글로벌 영업력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 3분기 기준 루닛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
이달 루닛은 의료 AI 영상진단기업 코어라인소프트와 맞손을 잡고 해외 사업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양사는 해외 사업 협력을 위한 최근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가운데 유럽과 중동·아프리카 시장 공동 진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제품 및 기술에 대한 지원, 해외 판매 등을 협력할 방침이다. 코어라인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AI로 분석하는 솔루션을,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하는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루닛 측은 “코어라인소프트와 AI 솔루션에 대한 판권 계약을 각각 추진하되, 해당 지역 공동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어라인소프트의 흉부 질환 관련 3차원 솔루션과 루닛 AI 솔루션의 기술적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텍사스대 의대 부속 MD앤더슨 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와 여러 암종에서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IO) ‘키트루다’의 치료 효과 분석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루닛은 자체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암 환자에 대한 키트루다의 효능 향상을 위해 AI 기술을 평가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 예측에 대한 신규 바이오마커 개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해외 파병군 및 격오지 부대 의료기관으로 AI 솔루션 시범 도입도 확대한다. 지난 5월 루닛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AI융합 의료영상 진료판독시스템 사업’ 4차 연도 과업 진행을 위한 MOU를 맺은 바 있다. 회사의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분석설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을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앞서 루닛은 지난해 3차 연도 사업에서 국군의무사령부, 국군수도병원 등 육·해·공 군 의료기관에 루닛 인사이트 CXR을 시범 도입했다. 올해는 국내 군 병원뿐만 아니라 해외 군 병원 및 한국 파병부대 등으로 솔루션 제공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의료 AI 기업들은 점차 해외 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의료 AI는 최근에서야 주목도가 높아지는 분야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 시장이 개화 중인 초기 산업이다. 즉, 시장 파이가 큰 해외에서 사업적 성과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또 국내의 경우 혁신형의료기기와 같은 신기술 도입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심사 문턱도 높다. 반면 미국 등 선진 시장은 AI 기반 솔루션에 대한 인식과 인지도가 국내보다 우호적인 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의료 AI 산업 규모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자 국내사들은 점점 글로벌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며 “특히 남미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부재한 병원이 많아 의료 AI 솔루션 도입에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루닛 역시 미국과 유럽과 같은 기존 빅마켓 뿐만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중동, 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 진출을 더욱 활발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루닛 관계자는 “AI 제품 다각화와 함께 판매국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기존 선진 시장뿐만 아니라 수익성과 수요가 높은 중동,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AI 솔루션 판매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2G 사업 영역도 지속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