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 빼면 올해 제네시스 전체 내수실적 감소···국내외 전략 균형 모색
GV70 신차 경쟁력 확보에 심혈···“입지 유지해야”

제네시스 모델별 판매 추이. / 자료=제네시스
제네시스 모델별 판매 추이. / 자료=제네시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제네시스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앞세워 올해 GV80가 ‘하드캐리’ 중인 내수 실적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지난 1~4월 내수 판매실적은 전년동기(4만2973대) 대비 6.0% 증가한 4만5554대로 집계됐다.

전체 실적이 증가했지만 모델별 판매 추이는 엇갈렸다. 지난해 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된 GV80(1만7636대)를 제외한 나머지 5종의 판매실적 모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다. 이 중 G70를 제외한 나머지 차량은 연식변경 모델이나 부분변경 모델로 최근 출시됐지만, 신규 사양이 비교적 적은 규모로 적용되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제네시스가 현재 고객의 기존 자차를 매입하고 신차 구매혜택을 제공하는 트레이드-인 프로그램과 같은 프로모션을 적극 단행하는 점에서 내수 확대 의지가 읽힌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들이 예년에 비해 올해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제네시스가 판매 확대 압박을 비교적 덜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수입차 업체들이 국산차와 비교 가능할 정도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제네시스가 안심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뉴저지에서 운영 중인 제네시스 독립 전시장. / 사진=제네시스 미국 법인
미국 뉴저지에서 운영 중인 제네시스 독립 전시장. / 사진=제네시스 미국 법인

한편 제네시스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의 해외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 양산 물량을 수출로 돌린 것도 내수 공급량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전기차 GV60는 해당 기간 울산공장에서 1173대 생산됐지만 이 중 90%에 가까운 물량인 1046대를 북미, 유럽 등지에 수출했다.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제네시스가 최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는 가운데, 국내외 전략의 균형을 찾는데 고심하는 상황이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1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대수(107만7000대)가 전년동기(102만2000대)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제네시스 판매 비중을 5.1%에서 5.6%로 높이며 영업이익 감소분(2.3%)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지난달 25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 참석해 “지난 1분기 (고부가 차종인) 제네시스, SUV의 판매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미국에서도 제네시스, SUV가 향후 (주요 시장인) 북미 지역 믹스 개선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가 지난 17일 경기 용인시 소재 제네시스 수지에 전시한 GV70 부분변경모델. / 사진=최동훈 기자
제네시스가 지난 17일 경기 용인시 소재 제네시스 수지에 전시한 GV70 부분변경모델. / 사진=최동훈 기자

◇볼륨 모델 GV70 앞세워 입지 강화 조준

제네시스는 ‘텃밭’인 국내 시장에 GV70를 앞세워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달 초 출시한 GV70를 오는 20일부터 고객에게 인도 개시할 예정이다.

GV70는 지난 2020년 12월 최초 출시된 1세대의 디자인, 주행성능 등을 일부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 20만대 넘게 판매하며 제네시스 성장을 견인해 온 주력 모델로 꼽힌다.

새롭게 출시된 GV70는 강력한 주행성능과 역동적인 형태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기존 고객들의 취향이 반영된 신규 요소들이 두루 적용됐다. 전면부 그릴, 후미 제동보조등 일부 부위에 새로운 형태를 갖추고, GV70의 인기 사양인 스포츠 패키지를 고객 선호도에 맞춰 재구성했다.

GV70 부분변경모델의 1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GV70 부분변경모델의 1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GV70의 가격에도 제네시스의 고민이 묻어있다는 평가다. GV70의 시작가는 2.5 가솔린 터보 후륜 모델 기준 5380만원으로, 이전 모델(5040만원) 대비 340만원 인상됐다. 제네시스는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 헤드램프, 디지털키2, 27인치 디스플레이(통신체계 전반 개선)를 비롯한 여러 사양의 기본화를 들어 가격의 적정성을 어필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하반기 GV70 전동화 모델도 후속 출시하며 시장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상품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잠재고객들이 흡수 가능할 만한 수준의 가격대를 사전 인지하고 가격을 책정했다”며 “제네시스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볼륨 모델인 GV70를 가격 저항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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