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사업, 신차 판매 확대와 연계···활용법 고심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제네시스가 최근 주춤한 국내 시장에서 인증중고차 거래 활성화를 시도하는 등 입지 개선을 다각도로 고심하는 모양새다.
15일 현재 제네시스는 인증중고차 홈페이지에서 기획전의 일환으로 G90를 비롯한 일부 모델을 수백만원 할인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지난해 5월 신차 등록돼 이날 1년이 지난 2023년형 G90 모델의 가격은 신차 출고가 1억2770만원보다 17% 인하한 1억600만원으로 감정 평가받은 데 더해 800만원 추가 할인됐다. 고객은 해당 매물을 신차 가격보다 2970만원(23%)이나 낮은 가격에 구입 가능하다.
이외 2022년 5월식 GV70(5430만원), 2021년 3월식 GV80(6640만원)에 500만원 안팎의 할인이 적용됐다. 같은 트림과 비슷한 수준의 주행거리를 기록한 매물의 중고차 전문 플랫폼 내 가격 인하폭과 10%P가량 차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제네시스는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적용한 이번 기획전을 이달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신차 수요, GV80 빼고 모두 감소
제네시스가 이번 기획전을 마련한 것은 최근 국내 신차 판매의 부진과 관련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1~4월 제네시스의 내수 실적은 전년(4만2973대) 대비 6.0% 증가한 4만5554대로 집계됐다. 수치가 증가했지만 모델별 엇갈린 추이가 나타났다.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의 판매량이 지난해말 출시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올해 91%나 증가했다. 반면 나머지 5개 모델의 판매량은 모두 감소했다. 상품성 개선 모델 1대가 나머지 모델의 부진을 만회한 실정이다. 이어지는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의 여파로, 고급차 주 고객인 법인 뿐 아니라 개인 고객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제네시스의 인증중고차 할인 판매는 줄어든 차량 수요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되는 상황이다. 제네시스는 위축된 고급차 시장 속에서 점유율 확대를 통해 입지의 유지·강화를 시도하는 한편 악성재고 소진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중고차 보상판매 혜택 확대···신차 수요 확대 일환
인증중고차 거래의 활성화는 또한 제네시스의 신차 판매를 유인할 수 있는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달성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와 함께 인증중고차 사업을 개시한 후, 모든 브랜드의 일부 차종을 제외한 차량들을 매입하고 있다.
다만 고객이 제네시스에 기존 차량을 매각하려면 제네시스 신차를 구입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022년 대기업인 현대차의 중고차 사업 진출에 의한 중소사업자들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권고한 조건이다. 현대차, 제네시스가 자금력과 중고차 감정 역량을 앞세워 고객의 자차 판매 수요를 흡수하면 중소사업자들이 매입할 물량이 부족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제네시스는 이 같은 여건을 활용해, 자차를 판매하고 제네시스 신차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추가 구입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보상판매(트레이드-인)를 지난달 확대 적용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자차를 현대차 또는 제네시스에 매각한 후 제네시스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은 차종에 상관없이 200만원 할인을 적용받는다. 신차 판매를 촉진하려는 전략으로, 이를 위한 수단으로서 인증중고차 사업 체계가 활용되는 상황이다.
현대차·제네시스 관계자는 “트레이드-인 혜택의 대상 차종과 할인 금액을 확대해 기존 차량 매각부터 신차 구입까지 고객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