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차 개발·해외 마케팅·고객관리 담당 신규 영입
주춤한 성장세 다잡고 시장 입지 강화 다방면 모색

지난 5월 신규 선임된 만프레드 하러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부사장). / 사진=제네시스
지난 5월 신규 선임된 만프레드 하러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부사장). / 사진=제네시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제네시스가 지난 상반기 업무 분야별 임원을 일부 교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국내외 판매실적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리더십 재편이 이뤄졌다.

16일 현대자동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제네시스 브랜드 담당 임원 2명이 신규 선임되고 1명이 인사 이동했다.

만프레드 하러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부사장), 김진영 제네시스익스클루시브고객 담당(상무)이 영입됐고 그레이엄 러셀 제네시스 최고브랜드책임자(CBO, 상무)는 보직 이동했다.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은 지난 5월 입사해 제네시스 전 차종 개발 총괄, 제네시스 상품성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 앞서 1997년부터 25년간 아우디, BMW, 포르쉐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에서 차량 개발을 맡은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김진영 상무는 지난 6월 신설된 직책을 맡기 시작했다. 제네시스익스클루시브고객 담당은 G90, GV80 등 고급 모델의 고객을 관리하는 직책이다. 김 상무는 앞서 국내 페라리, 마세라티 신차의 공식 수입·유통을 담당했던 총판업체 FMK에서 페라리 브랜드 총괄(이사)로 근무했다. 참신한 사업 감각과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해 업무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호평받았다.

지난 2022년 12월말 선임된 그레이엄 러셀 상무는 제네시스의 글로벌 이벤트, 파트너십, 스폰서십 등에 관해 자문하는 CBO 역할을 2년여간 수행했다. 러셀 상무는 현재 현대차 영국법인으로 옮겨 현대차 브랜드 관련 업무를 맡는다.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부사장)이 현재 제네시스 CBO를 겸임하고 있다.

제네시스 국내외 판매 추이. 2023년 상반기에 15.0%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상반기 1%대 증가율을 기록해 큰 기복을 나타냈다. / 자료=현대차
제네시스 국내외 판매 추이. 2023년 상반기에 15.0%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난 상반기 1%대 증가율을 기록해 큰 기복을 나타냈다. / 자료=현대차

제네시스 임원진 개편은 최근 국내외 신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 1~7월 제네시스 내수 판매는 전년동기(7만9694대) 대비 1.5% 감소한 7만8497대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 포함 현대차 전체 판매실적(40만1713대)이 11.5% 줄어든 데 비하면 제네시스의 실적 감소폭은 작다.

다만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 판매대수(2만6649대)가 전년 대비 61.9%나 증가한 반면 나머지 5개 모델 모두 부진해 성장 기반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제네시스에 비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브랜드 충성도와 폭넓은 제품군을 활용해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현재 가솔린차, 전기차(BEV) 2종의 10개 모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제품군 확대, 고객 충성도 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제네시스는 내수에 비해 일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해외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지난 상반기에 전년 동기(3만7244대) 대비 1.9% 증가한 3만7942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제네시스 국내외 판매량은 지난 상반기 11만6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내수 판매가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미국을 비롯한 해외 판매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 가능하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개선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제네시스의 전년 대비 글로벌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에 15.0%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대로 하락했다. 또한 지난 2분기 미국 판매실적(1만7044대)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고, 상반기 렉서스(19만6065대), 링컨(5만6419대), 볼보(7만2511대) 등 고급차 브랜드의 성장세에 비하면 실적 개선폭이 작다. 지난 2021년 재진출한 중국 시장에서 연간 2000대 안팎의 판매실적에 머문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현대차그룹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개최된 자동차 행사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타이론 존슨 현대차그룹 유럽기술연구소 소장, 만프레드 하러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 부사장, 재키 익스 제네시스 브랜드 공식 파트너 재키 익스,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부사장), 리치몬드 공작(Duke of Richmond) 찰스 헨리 고든레녹스. / 사진=제네시스
현대차그룹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개최된 자동차 행사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타이론 존슨 현대차그룹 유럽기술연구소 소장, 만프레드 하러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 부사장, 재키 익스 제네시스 브랜드 공식 파트너 재키 익스,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부사장), 리치몬드 공작(Duke of Richmond) 찰스 헨리 고든레녹스. /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는 일부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지만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판매성과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임원 교체를 단행한 것도 목표 달성에 필요한 역량을 재구성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고급화, 전동화를 추진하고 다양한 동력원별 제품을 출시하는 등 브랜드 운영 방향성을 큰 틀에서 유지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부 전략을 다듬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 부사장은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현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고객 만족도를 쌓으면 판매실적을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브랜드 출범 10주년을 앞두고 콘셉트카 등 수단을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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