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CLX, 1분기 공장 가동률 86.5%···신흥국 신규 설비 가동에 수요 넘어선 공급량
정제마진 하락에 2분기엔 수익성 하락 우려···사업다각화로 실적방어 만전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전경. / 사진=SK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전경. / 사진=SK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의 공장 가동률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제유가 및 제품 수요상승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공장가동률은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단, 2분기부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 물량이 많아지면서 정제마진 약세가 나타나 ‘숨고르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울산CLX의 1분기 공장 가동률은 86.5%다. 3개월 최대 생산능력은 7644만배럴인데, 1분기에 6612만9000배럴을 생산했다.

당시 주요 산유국인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의지를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에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국제유가와 함께 수요 역시 크게 늘었다.

유가 흐름이 언제 변할지 모르는 시점에서 생산 제품을 사전에 저장·축적하기 위해 필요 국가·기업이 많은 양을 구매해서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울산CLX의 공장 가동률도 오른 것이다.

울산CLX의 공장 가동률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인 2020년 1분기 92.7%였다. 하지만 팬데믹 본격화에 글로벌 경기침체에 정유 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2021년에는 63.6%로 급락했다.

1년 후인 2022년 1분기에는 83.6%, 지난해에는 84.0%까지 회복했고 올해는 80% 중반대를 넘어서면서 정상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수익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도 올라 SK이노베이션의 실적상승을 이끌었다. 1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7.3달러로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넘어섰다. 이를 통해 이노베이션의 1분기 석유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5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1% 늘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다른 정유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HD현대오일뱅크의 공장 가동률도 1분기 기준 ▲2022년 84.2% ▲2023년 82.0% 등에서 올해 88.0%로 상승했다.

실적 역시 지난해 4분기 792억원 적자에서 1분기 305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7.8% 늘었다. 에쓰오일도 전분기 -564억원에서 1분기 4541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2분기부터는 정제마진의 내림세가 감지되면서 정유업계의 수익성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월 들어 정제마진이 5달러 밑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정유 설비가 신규 가동하면서 시장에 공급량이 많아지고 있다. 수요를 넘어선 공급량에 가격이 낮아지면서 정제마진도 하락세다. 이달 둘째주 기준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4.8달러 수준이다.

정제마진이 낮아지면서 증권가 역시 정유사들의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메리츠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5911억원) 대비 22.4% 하락한 4588억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계속되며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글로벌 정유 제품 공급량이 많아지며 정제마진이 내림세를 보이는 중”이라며 “글로벌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인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해 실적 안정화를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은 변동성이 큰 석유사업 부문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윤활유 및 액침냉각유 시장에 진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엔무브가 대표적이다. 액침냉각유는 윤활유의 한 종류인데, SK엔무브가 윤활유 업계의 강자인 만큼 해당 시장에서도 앞선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