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에 미래를 묻다’ 주제로 제7회 스타트업포럼 열려
로봇·모빌리티·AI·우주·친환경 등 혁신 분야 전문가 참석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은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 ‘스타트업포럼2023’이 ‘K-스타트업에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3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렸다. 중소벤처기업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기업중앙회·벤처기업협회·한국벤처캐피탈협회·한국인터넷기업협회·코스닥협회·IT여성기업인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이 후원한 이번 포럼은 스타트업이 제시하는 미래 혁신 방향을 공론장에 올렸다.
이날 행사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진행됐다. 온라인이라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계를 이끌고 있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기 위해 시청자들이 몰렸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질문들이 쏟아지면서 온라인 상으로도 뜨거운 열기가 전해졌다.
포럼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7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본격적인 세션에 앞서 국회 유니콘팜 공동대표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장을 찾아 축사를 전했다. 윤관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 위원장,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재욱 쏘카 대표 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영상으로 이번 포럼 개최를 축하했다.
본격적인 세션에 앞서 스테판 쿠에스터 스타트업지놈생태계 전략총괄, 매그너스 그라임랜드 앤틀러 대표가 기조연설을 맡았다. 이후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 강문수 하나벤처스 투자본부 상무, 이성희 컨텍 대표,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 노제경 마스오토 부대표가 세션을 맡아 강연에 나섰다.
강훈식 의원은 축사를 통해 “스타트업2023에서 K-스타트업의 미래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우리 스타트업의 미래고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며 “혁신만으로 성공이 담보되지는 않는다. 스타트업이 도전하기 좋은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과, 투자,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국회 유니콘팜이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 “스타트업 위기···오히려 기회될 수 있어”
첫 번째 기조 연설자로 나선 스테판 쿠에스터 전략총괄은 프라나브 아리야 스타트업 지놈 시니어 컨설턴트와의 대담을 통해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주소와 미래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올해 스타트업의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LP(출자자)와 GP(위탁운용사)들의 펀드 출자가 제한돼 스타트업 생태계에 투입되는 투자금이 축소될 수 있다는 이유다. 여기에 글로벌 주요 은행들의 위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산업 규제 등이 스타트업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딥테크(Deep tech)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라나브 아리야 컨설턴트는 “AI, 바이오, 기후 기술, 농업 기술 등 딥테크 분야의 경제 추세를 보면 확실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불경기에도 딥테크 분야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이 딥테크 분야에서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기조 연설자로 나선 매그너스 그라임랜드 대표는 ‘Build to Win’를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투자 혹한기를 겪고 있는 지금이 스타트업 창업 적기라고 밝혔다. 그는 “2021년은 기술 평가 측면에서 정점이었고 언제나 정점일 때보다 정점을 지난 후에 창업하는 것이 좋다”면서 “정점 이후에 창업하면 다음 성장의 흐름에서 이익을 볼 수 있고 10년 간의 새로운 성장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경제적으로 가장 안 좋은 시기에 시작해 다시 반등할 때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밝혔다.
◇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그릴 UAM·생성형AI
이날 오전 첫 번째 세션 강연자로 나선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는 ‘What's Next Logistics and Transportation?’라는 주제를 통해 “물류 4.0 시대를 맞아 로봇과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해 파블로항공이 주력하는 드론 배송 기술이 주목받을 것이다”며 “드론 배송은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고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 삶을 완전히 바꿔 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배송에서 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13%에서 2030년 40%까지 성장한다. UAM(도심항공교통) 시장은 2040년 1100조원, 2050년에는 9900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드론 배송 관제 시스템이 확장돼 드론 택시에 들어가는 관제 시스템까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인구가 많은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해당 사업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두 번째 세션 강연자로 나선 생성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의 이세영 대표는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응용과 사업화 방식’으로 강연했다. 그는 “생성 AI는 인터넷과 모바일의 연결을 넘어서 이를 합한 것보다 더 큰 기술혁명, 일종의 ‘인터페이스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성 AI는 기존 데이터와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탄생시키는 AI를 의미한다.
그는 생성 AI의 응용 및 사업화 영역에 있어서 ‘오퍼레이팅 시스템’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성 AI를 실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생성 AI에 모이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더 좋은 모델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중간자 역할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해주는 것이 오퍼레이팅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 세션 연사는 하나벤처스의 강문수 상무였다. 그는 ‘2023 벤처투자 트렌드’라는 주제를 통해 기대되는 산업으로 AI를 꼽았다. 이어 에너지, 방산 및 우주항공 등도 투자 대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AI에 대해 “인공지능의 경우 챗GPT, 생성형 AI의 등장과 함께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임박한 것을 정부에서 인지하고 있다. 이에 벤처캐피털(VC)들은 제도적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현실로 다가온 미래···우주·로봇·친환경·자율주행
이날 오후부터 시작된 네 번째 세션에서는 이성희 컨텍 대표가 ‘뉴스페이스 시대의 우주기술과 산업 기회’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우주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과거에는 국가 위주로 우주산업이 전개됐다면, 현재는 관련 회사만 1만개, 관련 투자사도 5000곳 정도 된다”며 “전체 스페이스 관련 산업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2분기 기준 469조원, 올해는 530조원 정도 규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언도 했다. 그는 “유럽에는 우주 관련 커다란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센터(BIC)가 있다. 유럽 전역 20여곳에 있으며 그곳에서 1년에 180여개 정도의 스타트업이 등장한다”며 “유럽에서 관련 사업을 하고자 하면 IR(기업설명회) 이후 스위스, 벨기에 등 원하는 곳에 랜딩이 가능하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끼리 모여 새로운 벤처를 만들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다섯 번째 세션에는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가 로봇 산업의 혁신 전략에 대해 강연했다. 이 대표는 “하드웨어 기술은 당연히 갖춰야 하는 기술이고 결국에 로봇 서비스 플랫폼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소비자들이 로봇에 거는 기대치가 상당히 크다. 서비스 품질 향상을 통해 사회적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8월, 국회에 로봇의 인도 주행을 허용하는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규제 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까닭이다. 이 대표는 “최근 정부에서 로봇 관련 규제들을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고 가장 개정이 필요했던 법안 상당수가 개정된 상태”라며 “규제와 안전이 가장 큰 허들이었는데 (규제 완화로) 조금 더 빠른 길이 열렸다”라고 밝혔다.
여섯 번째 세션에서는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가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필요한 IT’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대표는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서 중소형 발전소들의 높은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IT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재생에너지 발전소 사이즈를 통계로 살펴보면 1메가와트(㎿) 이하인 중소형 발전소의 비중이 80% 정도 된다”며 “대형 발전소는 전체 비용에서 하드웨어 비용의 비중이 굉장히 크지만 소형 발전소는 발전 비용 중 하드웨어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소형 발전소의 발전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고객 확보 비용, 인허가 비용, 서류 처리 비용 등 비하드웨어 부문의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며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IT 서비스가 등장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노제경 마스오토 부대표가 ‘마스오토의 대형트럭 자율주행과 미드마일 물류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연단에 섰다. 그는 미드마일 단계인 대형트럭 자율주행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물류산업을 구간별로 살펴보면 항만에서 물류센터까지 운송하는 퍼스트 마일과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그리고 퍼스트마일과 라스트마일을 연결하는 미드마일로 구분된다.
그는 “미들마일 시장은 국내에서만 30조원 크기의 시장”이라며 “국제도로운송연합(IRU)의 트럭 수요 대비 운전자 부족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260만명이 부족하단 결과가 나왔다. 운송 수요는 매년 50%씩 증가하지만, 공급은 30%에 그친다는 조사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마스오토는 자동화된 AI 머신러닝 파이프라인을 구축했고, 주행 데이터의 양을 늘리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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