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너스 그라임랜드, 시사저널e 제7회 포럼서 기조연설
자로라부터 앤틀러 창업기 소개···창업에 대한 조언도 나눠

매그너스 그라임랜드 앤틀러 대표. / 사진=시사저널e
매그너스 그라임랜드 앤틀러 대표. /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투자 혹한기 속 스타트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매그너스 그라임랜드 앤틀러 대표는 “지금이 창업하기 좋은 때”라고 강조했다. 기술 가치 평가의 최고점을 지나온 시점에서 향후 10년 간 성장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그라임랜드 대표는 경제적으로 가장 안 좋은 시기에 시작해 다시 반등할 때 성장하는 것을 스타트업 운영하기 적기로 꼽았다.

30일 매그너스 그라임랜드 앤틀러 대표는 시사저널e 주최로 열린 제7회 스타트업포럼에서 ‘Build to Win’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라임랜드 대표는 하버드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 맥킨지에 입사해 한국, 일본, 인도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력의 기업들과 함께 일한 이력이 있다. 이후 그는 아시아 대표 패션 플랫폼 자로라(Zalora)를 창업했다. 자로라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패션 이커머스 기업이자 동남아에서 성공한 첫 번째 테크 기업이다. 당시 동남아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이었던 자로라는 동남아 전 지역을 비롯해 홍콩, 대만에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후 글로벌 패션그룹(GFG)에 인수됐다.

이날 그라임랜드 대표는 자로라를 창업하면서 ▲직접 고용하고 훈련시킨 많은 사람들이 차세대 훌륭한 창업가가 됐고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 합류해 사업 운영 등을 배우고 ▲그곳을 떠나 자신만의 기업을 창업할 때 필요한 경험을 쌓은 것 등을 경험했다고 거론했다.

자로라 창업을 바탕으로 그라임랜드 대표는 2018년에 앤틀러를 설립했다. 현재 앤틀러는 6개 대륙, 25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앤틀러는 세계적인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들 중 한 곳이며 한국을 비롯한 주요 아시아 도시, 북미 텍사스주(오스틴), 콜로라도주 볼더, 뉴욕, 토론토, 브라질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또 호주, MENAP(중동·북아프리카·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동아프리카에도 진출했으며 아프리카로 확장하고 있다.

그라임랜드 대표는 앤틀러 역할에 대해 “위대한 것을 만들고자 하는 인재들을 찾아내 처음부터 그들을 지원하고, 창업가들을 발굴해 그들의 사업 모델 검증을 돕고 첫 자금을 투입,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라면서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창업가들에게 흥미로운 시장과 글로벌 투자자들을 소개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투자할 때는 일반 VC와 달리 기존 회사를 찾는 것보다는 이제 시작하는 기업을 발굴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지난해는 6만5000명 이상의 창업가들이 앤틀러 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앤틀러는 창업 초기 자본을 지원하고 초기 모멘텀을 만들어준 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움을 준다. 아울러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첫 고객 확보 및 추가 투자자 모집을 지원한 후 VC 투자를 소개해주고 있다. 앤틀러는 시리즈C까지 투자하며 최대 2000만달러(약 264억원)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한다.

그라임랜드 대표는 “지금이 창업하기 좋은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2021년은 기술 평가 측면에서 정점이었고, 언제나 정점일 때보다 정점을 지난 후에 창업하는 것이 좋다”면서 “정점 이후에 창업하면 다음 성장의 흐름에서 이익을 볼 수 있고, 10년 간의 새로운 성장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경제적으로 가장 안 좋은 시기에 시작해 다시 반등할 때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픈AI의 챗GPT가 출시 후 한 달 만에 1억여명의 고객을 확보한 것과 포켓몬고가 출시 후 1억5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사례를 언급하며 “10~20년 전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진정한 글로벌화를 이뤄 창업하기 좋다”고 밝혔다.

매그너스 그라임랜드 대표 강연 중 일부. / 사진=시사저널e
매그너스 그라임랜드 대표 강연 중 일부. / 사진=시사저널e

이어 “과거에는 항공, TV산업 등이 5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는데 각각 68년, 50년이 걸린 반면 지금은 전 세계 서비스에 접근 가능하고, 과거보다 기술 자체가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런 기술은 기존 산업을 변화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라임랜드 대표는 지난 20년간 사업을 성장시키고 투자한 경험을 토대로 ‘스타트업 시작 단계에 필요한 요소’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스타트업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강점 ▲추진력 ▲투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먼저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잘하는 것을 찾아 스스로 훌륭한 창업가가 되려고 해야 한다”며 “야망을 갖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실행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능있는 두 세명을 팀 또는 창립 멤버로 꾸려 같은 목표와 열정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창업가로서 얻은 교훈도 공유했다. 그라임랜드 대표는 “어떤 사업이든 초기 2~3년은 중요한 시기인 만큼 향후 일어날 이슈를 미리 확인해 대응해야 한다”며 “‘NO’를 ‘YES’로 전환하기 위해 분주히 일해야 하며 사업을 운영할 때는 ‘실패는 선택지에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이 갖고 있는 ‘가능성’에 대해 기대하며 한국이 다음 세대에 거대한 사업을 운영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전자제품의 하이테크에서 생산까지, 미용 제품, 엔터테인먼트, 글로벌 브랜드 등을 운영한 경험이 있고 100억달러, 1000억달러, 1조 달러 규모까지 사업을 키운 전력이 있다”고 운을 띄우며 “여기에 한국인의 특징인 근면, 야심, 성공을 위한 노력 등을 더하면 한국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여겨지며 향후 전 세계 5위 안에 드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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