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 배터리 시장, 2030년 705GWh 규모 성장 전망
LG에너지솔루션, 국내외 공장 증설 추진 중···다양한 고객사 확보 가능해 단독 공장 증설 계획도
차세대 배터리 '4680' 기술적 난관 존재, LG에너지솔루션 "용접 관련 기술 개발 중"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의 원통형 배터리 성장세에 주목하고 관련 생산시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특히 차세대 폼팩터 ‘4680 배터리’ 양산을 앞두고 있어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선두주자로 치고 나갈지 주목된다.
노세원 LG에너지솔루션 센터장은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더 배터리 콘퍼런스’에서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2026년까지 70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의 80% 이상이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했다. 배터리 폼펙터(외형) 가운데 각형이나 파우치형 보다는 원통형의 점유율이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다.
원통형 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이유는 ‘생산성’ 때문이다. 생산속도가 각형과 파우치형에 비해 빨라 대량 생산체제 구축이 쉽다.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하는 가운데 공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원통형 배터리를 채용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현재는 주로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지만 스텔란티스,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원통형 배터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배터리' 행사에서 공개된 루시드사의 '루시드 에어'가 대표적이다. 이 차량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2170 배터리가 탑재됐다.
각 배터리업체마다 생산하는 배터리 크기가 일정한 것도 장점이다. 각형과 파우치형은 업체마다 규격이 달라 고객사가 쉽게 다른 제품으로 대체하기 힘들다. 노 센터장은 “원통형은 규격화돼 있어 고객사 입장에서 쉽게 다른 배터리로 바꿀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대형 OEM과 스타트업들이 원통형 배터리 사용을 늘려나가는 추세”라고 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2022년 108GWh에서 2025년 241GWh, 2030년에는 705GWh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평균 성장률이 27%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성장률(19%)보다 높은 수치다.
◇LG엔솔, '2170' 이어 '4680' 시장서도 선전할까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존 '2170(지름 21㎜·길이 70㎜)' 규격에 더해 '4680(지름 46㎜·길이 80㎜)' 규격의 배터리 개발이 한창이다. 최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중국 난징 공장을 찾아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가 될 것으로 전망돼 전기차 배터리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 4680 배터리 부분 양산을 시작하고 2024년에는 대량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 '오창 에너지플랜트 2공장'에 5800억원을 투자해 4680 배터리 신규 설비를 구축 중이다. 1공장에는 1500억원을 투자해 기존 2170원통형 배터리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미국와 유럽에도 원통형 배터리 생산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폴란드 공장 외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했다. 미국 애니조나에는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단독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통상 안정적인 고객사 확보, 비용 절감 등을 위해 합작회사를 설립해 공장 건설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다양한 고객사 확보가 가능해 단독 공장 건설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 증설이 용이한 이유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고객사의 신설 공장에 대한 요구가 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업체의 추가 증설 소식이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4680 배터리의 양산에 있어 기술적 난관이 존재한다. 기존 2170 배터리보다 더 큰 배터리를 만드려면 보다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하다. 테슬라의 경우 자체 생산하는 4680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문제가 불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센터장은 “용접 품질 관리가 관건”이라며 용접 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원통형 배터리의 생산 과정은 ‘와인딩-젤리롤 삽입-텝 웰딩-전해액 주입-세척’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텝 웰딩’ 과정에서 음극 탭을 용접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노 센터장은 "외부 업체, R&D센터를 통해 해당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관련 장비를 납품하는 업체 관계자는 “현재 2170 배터리 텝 웰딩 장비를 기반으로 4680 배터리에 대한 용접 기술도 상당 부분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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