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잔고 310兆, 올해 매출목표 기준 14년치 일감
수익성 높은 원통형·파우치 전지 위주 계약 총력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1위 배터리 기업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의 14배에 달하는 일감이 마련된 만큼 수익성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에 나서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갖췄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순수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하이브리드) 시장점유율 1위다.
지난해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중국 제외)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36.5%다. 2020년 32.6%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역시 자리를 지켰다. 올해의 경우 4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해 1위를 수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수주잔고도 역대급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잔여 일감은 약 310조원이다. 올해 생산량 목표치 기준 14년간 생산라인을 가동할 수 있는 양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 제품 중 수익성이 가장 높은 원통형 전지 위주로 추가 일감을 따내고 있다.
원통형 전지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볼보, 재규어 등 완성차 기업을 비롯해 리비안과 루시드모터스 등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등이 사용하고 있다. 수요에 기반해 LG에너지솔루션은 신제품을 개발해 수익성을 더 개선할 전망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잔고를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총가동중이며 수익성이 높고 계약 확정이 가능한 일감을 중심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혼다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테슬라의 원통형 전지 프로젝트를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기차용 파우치전지도 LG에너지솔루션이 주력하는 분야다. 최근 현대차·기아, 르노, 폴크스바겐, 포드 등과 신규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원통형 전지와 파우치 전지 등 현재 논의 중인 계약을 모두 따내면 잔여 일감은 최대 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혼다와의 합작법인 설립은 국내 배터리 기업과 일본 완성차 업체가 손잡은 최초의 사례”라며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원통형 전지 수주에 영업력을 총동원해 영업이익률을 현재보다 높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신용등급으로 ‘BBB+’, 신용등급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았다. 2020년 12월 출범 후 처음으로 얻은 국제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이다.
S&P는 “LG에너지솔루션은 축적된 글로벌 배터리 생산 경험과 수주잔고를 통해 비용관리와 효율성을 높여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익성 향상이 지속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