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S 부품 단가 AF 대비 10배 이상···원가 경쟁력 제고 해석
LG전자 “디자인 구현위해 OIS 대신 EIS 및 쿼드비닝 탑재”

LG 벨벳 / 사진=LG전자
LG 벨벳 / 사진=LG전자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벨벳’이 출시를 앞두고 흔히 손떨림 방지 기능이라고 불리는 광학식 이미지 흔들림 보정(OIS) 기능이 빠져 논란이 일었다. 90만원에 가까운 가격이 책정됐지만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OIS가 빠져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비용을 낮추고 중급 카메라 수준의 사양을 갖추기 위한 차선책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 벨벳의 후면 메인 4800만 화소 카메라는 OIS를 지원하지 않는다. 지난해 출시한 V50 씽큐와 G8 씽큐 등 플래그십 모델엔 이 기능이 탑재됐으나 벨벳에선 이 기능이 빠졌다. 벨벳은 프리미엄과 보급형 사이의 수요를 공략하는 '매스 프리미엄' 모델을 표방한다.

OIS는 ‘손 떨림 방지’라 불리는 카메라 보정 기술이다. 카메라 모듈에 탑재된 자이로센서가 스마트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렌즈를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흔들림을 상쇄하는 원리다. 특히 셔터 속도가 느려지는 저조도 환경에선 흔들림이 더 커져 OIS는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 받는다. 이에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2017년부터 플래그십 모델에 기본적으로 OIS 기능을 탑재해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OIS는 부품 단가가 높아 중저가 제품엔 채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플래그십과 보급형을 나누는 기준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00만원대 이하 제품에 OIS를 채용한 모델은 갤럭시S10e(89만9000원)가 유일하다. 갤럭시A 시리즈에 카메라 개수와 사양은 높였지만 OIS는 채용하지 않았다.

시장 일각에선 벨벳 역시 원가 절감 차원에서 OIS 기술을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한다. OIS를 구동하기 위한 액츄에이터, 드라이버 IC 등의 부품 단가는 기존 오토포커스(AF) 부품 대비 가격대가 높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스마트폰용 오토포커스(AF) 구동칩의 경우 평균 가격이 5센트라고 하면 OIS 구동 칩 가격의 경우 평균 50센트 수준이다. OIS가 기술적 난이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차이 난다”면서 “아직까진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채용되는 상황이나 점차 보급형 제품 중 상위모델을 중심으로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벨벳의 출고가는 89만9000원으로 100만원대 프리미엄과 보급형 사이의 ‘매스 프리미엄’ 모델을 표방한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G8(89만7600원)보다 2200원 비싸다. 다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벨벳의 90만원에 이르는 출고가를 두고 논쟁이 분분하다. 벨벳의 카메라 화소는 전작 격인 G8 대비 상향됐지만, 저조도 환경에서 사진의 품질을 결정하는 흔들림 보정 기능이 빠져 카메라 사양이 프리미엄 모델에 못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 벨벳은 얇은 디자인 구현을 위해 OIS 대신 EIS와 쿼드비닝 기술을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보급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채용된 점이나 LG 스마트폰의 특장점이었던 쿼드 DAC이 빠진 점에 대해서 아쉽다는 평가가 일부 제기된다. 특히 이달 초 국내 출시된 애플 아이폰SE 2세대(55만~79만원)가 전작과 동일한 1200만화소 싱글 카메라에 OIS 기술을 새롭게 적용하면서 비교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LG전자는 저조도 환경에서 촬영 시 4개의 화소를 하나로 합쳐 쓰는 쿼드비닝 기술을 적용해 흔들림 보정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픽셀 비닝은 여러 개의 픽셀을 한 개처럼 묶어 수광량을 늘리는 기술이다. 빛의 양이 늘면 노이즈가 적어지면서 선명한 사진이 찍힌다. 2018년 이후 화웨이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적극 도입한 기술이기도 하다. LG전자가 벨벳에 채용한 쿼드비닝 기술은 빛의 양이 적은 저조도 환경에서 4800만 화소 카메라를 1200만 화소로 합쳐 저조도 촬영 시 화질을 개선했다.

/사진=윤시지 기자
11일 오후 8시 서울시 소공로 인근 야간 풍경. 갤럭시S10e 카메라로 찍은 사진(좌)과 LG 벨벳 카메라 '나이트뷰' 모드로 찍은 사진. 갤럭시S10e의 1200만 화소 카메라엔 OIS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윤시지 기자

 

한편 경쟁사 중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OIS 채용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애플이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출시한 갤럭시A31(37만4000원)과 갤럭시A51 5G(57만2000원)도 후면 메인 카메라에서 OIS 기술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애플이 앞서 출시한 아이폰SE 2세대는 후면 1200만 화소 싱글 카메라에 OIS 기능을 전작과 달리 새롭게 지원한다. 카메라 화소 수는 4년 전 출시된 1세대와 동일하지만 사진 품질을 높이기 위해 OIS 기능을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출고가는 55만~79만원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제품 중에서도 상위 모델에선 카메라 품질을 높이고 향후 광학 줌을 구현하기 위해 OIS가 필요해 세트사에서 채용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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