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추천 후보 두 명 이사회 입성
JB, 외형성장에 방점···"한해 RWA 8% 성장"
얼라인 "주주환원 확대해야"···요구 반영될까

전라북도 전주 JB금융지주 사옥 / 사진=JB금융지주
전라북도 전주 JB금융지주 사옥 / 사진=JB금융지주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JB금융지주 이사회에 2대주주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사외이사 두 명이 이사회에 입성하면서 회사의 경영 전략이 수정될지 관심이 모인다. JB금융과 얼라인은 그간 자본정책을 둘러싸고 대립했다. JB는 외형적 성장에 좀 더 방점을 찍었지만, 얼라인은 주주환원 규모의 확대를 위해 자본정책을 수정해야한다고 맞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열린 JB금융 정기주주총회에서 얼라인이 추천한 이희승·김기석 후보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JB금융 이사회 구성원 총 11명 중 2명이 얼라인 추천 인사로 채워진 것이다. 특히 김기석 사외이사의 선임은 금융지주 최초로 주주제안으로 등록된 후보가 이사회에 입성한 첫 사례다.

앞으로 JB금융 이사회에서 얼라인(지분율 14.04%)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JB금융의 이사회는 최대주주(지분율 14.61%)인 삼양사가 사실상 좌우했다. 기존 9명의 이사진 가운데 3명이 삼양사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기 때문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삼양사 몫이며, 성제환 사외이사도 삼양사와 관련된 인물이다. 사내이사인 김기홍 JB금융 회장도 삼양사와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 구도에서 삼양사 측 인물 두 명이 이사회에 입성했기에 역학 구도가 바뀐 것이다. 

업계의 관심은 JB의 경영 전략의 수정 여부다. 그간 JB 이사회와 얼라인은 자본정책을 두고 큰 이견을 보였다. 지난해 JB는 자본정책을 발표하고 대출자산 확대를 통해 연간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율을 7~8%로 관리하겠다 밝혔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보통주자본비율이 13%를 넘어서면 초과한 만큼의 자본을 주주환원에 투입한다고 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을 분자로, 대출채권을 비롯한 전체 자산에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 RWA를 분모로 해서 측정한다. 여러 자산 가운데 대출채권의 규모는 보통주자본비율 상승과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친다. 대출채권이 대거 늘어나면 분모인 RWA가 증가해 보통주자본비율도 하락하게 된다.  

얼라인은 JB의 자본정책은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연간 RWA를 7~8%의 증가율은 너무 높다는 것이다. 경쟁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연간 7~8%씩 RWA가 늘어나는 곳은 없다. 이에 JB가 보통주자본비율 13%를 달성하는 데까지 오랜기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이다. RWA 목표 증가율을 낮춰 자본비율을 더 빨리 개선해 주주환원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JB금융의 상황을 보면 얼라인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JB금융의 작년 말 보통주자본비율은 12.17%로 전년 대비 0.78%포인트 급등했다. 하지만 이는 RWA가 같은 기간 3.7% 증가하는 데 그친 결과다. 그해 1분기 전북은행의 비대면 신용대출이 대거 부실에 빠지면서 온라인 영업을 일시 중단한 결과 대출자산 성장률이 꺾인 탓이다. 반면 대출 자산을 대거 늘린 2021년엔 RWA가 10% 가까이 증가한 결과 보통주자본비율이 0.3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얼라인은 향후 자본정책 변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는 입장이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이번에 선임된 이희승·김기석 사외이사도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선 저희와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본정책이 변경되면 JB금융의 경영 전략도 전반적으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JB금융은 대출자산 성장 목표치를 더 낮춰 잡아야 한다. 또 더욱 우량자산 위주로 대출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RWA 확대를 초래하는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도 우선순위에서 제외할 가능성도 있다.

JB금융 이사회는 일단 기존과 다른 의견을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전날 주총에서 "사외이사 3분이 새로 선임이 됐는데, 주주총회 결과이기 때문에 최대한 존중하고 앞으로의 이사회 운영도 공명정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사회 내에서 여러가지 이견이나 생각들이 오가며 열띤 토론이 이뤄졌으면 좋겠고 경영에도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료=JB금융지주,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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