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두 명 JB 이사회 입성···집중투표제 효과
JB금융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 관여할 듯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국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가 JB금융지주와의 표 대결에서 최초로 주주제안 후보를 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향후 얼라인은 JB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에 더 깊이 개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전북 전주시 JB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JB금융 정기주주총회에서 얼라인이 추천한 이희승·김기석 사외이사 후보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JB금융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데 이 중 2명이 얼라인 추천 인사로 채워진 것이다. 얼라인이 추천한 또 다른 후보인 이남우는 표결을 통과하지 못했다.
특히 김기석 사외이사는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후보다. 국내 금융지주 주총에서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인물이 과반 이상의 찬성표를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희승 이사는 JB금융 이사회가 얼라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사회가 직접 후보로 추천한 경우다.
얼라인이 이번 주총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이유는 집중투표제 때문이다. 집중투표제는 주총에서 이사진을 선임할 때 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선임되는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번 주총에선 결과적으로 총 다섯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기에 1주당 갖는 투표권은 총 5개가 된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JB금융 이사회와 얼라인은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치열한 표 대결을 벌였다. 최대주주인 삼양사(지분율 14.61%)는 얼라인(14.04%)과 지분율 차이가 0.6%포인트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양사는 사실상 JB금융 이사회의 의견을 결정해온 만큼 두 주주 간 경쟁이 이뤄진 것이다.
이사회서 영향력이 커진 만큼 얼라인은 앞으로 JB금융의 주주환원 정책에 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얼라인은 JB금융을 비롯한 국내 금융지주를 향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JB금융 지분을 대거 사들이고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한 것도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특히 얼라인은 JB금융 이사회가 주주환원 보다 대출자산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점에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