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최대 2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현대·롯데카드도 올해 들어 신종자본증권 발행 나서
조달금리 상승에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등 자본건전성 악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조달 다각화···자본건전성 개선 효과 기대”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들어 카드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속속 나서고 있다. 지난해 조달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들의 실적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자본건전성이 악화되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서는 모습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카드는 공모 방식을 통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국내 카드사 및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한 사례는 2020년 이후 20여건 이상이지만 공모를 통한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도는 국민카드가 처음이다.

발행 예정금액은 1500억원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계획을 세웠다. 발행금리는 수요예측일 기준 5년물 국고채 금리에 적정 스프레드를 가산해 결정된다. 발행 만기는 최초 30년이며 발행사의 결정에 따라 5년 후에 콜옵션을 행사해 조기 상환하거나 30년 단위로 만기 연장도 가능하다.

국민카드는 이날 증권신고서 제출 및 수요예측 등 절차를 진행하고 4월 초 발행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여전사 최초로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타 여전사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공모 방식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리테일 투자 수요를 흡수해 사모 방식 대비 유리한 발행금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카드도 올해 들어 14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지난 1월 31일과 2월 1일에 걸쳐 1200억원과 200억원 규모로 두 차례에 걸쳐 발행했다. 롯데카드 역시 지난 15일과 22일에 걸쳐 각각 1700억원, 52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과 증권의 특징을 동시에 지녀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불린다.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긴 데다 재연장이 가능해 사실상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영구채 성격을 띠기 때문에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최근 주요 카드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속속 나서는 이유는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조달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들의 실적 하락이 이어지자 카드사들의 레버리지 배율이 상승하는 등 자본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은 평균 5.6배로 기준금리 상승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 말(5.3배) 대비 0.3배 상승했다. 일부 카드사들의 경우 금융당국의 규제 한도인 7~8배에 육박하기도 했다.

카드사 입장에서 신종자본증권은 부채 비율을 늘리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자본건전성 관리에 용이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비용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여전채 외 자금 조달 수단을 다각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신종자본증권은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자본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최근 카드사들의 발행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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