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개최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표 대결 형제 승리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주총 참석X
임종윤 "빠르게 한미 정상화시킬 것"

28일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이 경기도 화성시 수원과학대학 신텍스(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28일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이 경기도 화성시 수원과학대학 신텍스(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이사 선임 안건’ 표 대결에서 소액주주들이 창업주의 장·차남의 손을 들어줬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이사회를 장악하게 되면서 한미그룹과 OCI 통합에는 제동이 걸렸다. 한미그룹은 OCI홀딩스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모녀 측(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형제 측(임종윤, 종훈 전 사장)으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겪어왔다.

28일 한미사이언스는 경기도 화성시 수원과학대학 신텍스(SINTEX)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OCI홀딩스 통합을 반대해 이사회 장악을 시도하는 형제 측과 모녀간 표 대결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표 대결에서 형제 측이 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수의 과반 이상을 확보하며 승리를 궈뒀다. 

이날 주총에는 임종윤·종훈 형제와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참석했다. 송영숙 회장은 건강 이유로 불참했고, 임주현 부회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주총 의장은 신성재 한미사이언스 전무가 맡았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었다.

한미사이언스 주식 지분율./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한미사이언스 주식 지분율./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앞서 한미그룹과 OCI홀딩스 통합을 찬성하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확보한 지분은 국민연금과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42.67%였다. OCI와 통합을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40.56%를 확보했다. 양측 지분 격차가 2%밖에 나지 않는 만큼 소액주주의 표심이 관건이었다.

이날 대주주와 소액주주를 포함해 2160명의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의 88%가 출석했다. 주주총회 개회 선언 이후, 경영현황 설명에 이어 감사 및 영업 보고 등이 진행됐다.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서진석(OCI홀딩스 대표)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곧바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추천한 ‘이사 6명 선임안’과 OCI그룹 통합에 반대하는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의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표 대결이 진행됐다. 찬반 투표 결과, 형제 본인을 포함한 이사 5명이 출석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 이상을 득표했다. 임주현 부회장을 포함한 한미측이 내세운 이사 6명은 모두 40% 초반 득표율을 보이며 과반 득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자는 △임주현 한미약품 전략기획실장(사내이사) △이우현 OCI 대표이사 회장(사내이사)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기타비상무이사) △박경진 한국회계학회 가상자산위원회 위원(사외이사) △서정모 모나스랩 대표이사(사외이사)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학과장(사외이사) 등 6인이었다.

임종윤 전 사장 측 후보자는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사내이사) △임종훈 전 한미정밀화학 대표(사내이사)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변호사(사외이사) 등 5인다.

이로써 임종윤, 임종훈 형제를 비롯한 형제 측 후보 5인 모두 이사회 진입에 성공하면서 한미그룹과 OCI 통합은 사실상 무산될 것이란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 1월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 계약이 발표된 이후, 임종윤·종훈 형제는 통합을 주도한 모녀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임종윤 전 사장은 “길었던 주주총회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며 “마냥 기쁠 줄 알았는데 어깨가 무겁다, 빠르게 경영을 정상화 시키겠다”는 소감을 말했다.

한편, 송 회장은 지난 25일 이사회를 거쳐 임종윤·종훈 형제를 각각 한미사이언스 미래전략과 한미약품 그룹지원 사장직에서 해임했다. 지난 26일 임주현 부회장을 후계자로 공식 지명하고, 승진 발령을 낸 바 있다. 이번 주총은 오전 9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의결권 있는 주식 수를 확인하는 과정이 지연되면서 개회가 4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마치고 퇴장하는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 사진=최다은 기자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마치고 퇴장하는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 사진=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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