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당액·후배당일 도입으로 3월말 결산배당·분기배당 중복일정 속출
27일까지 매수해야 배당권리 확보···배당락 충격 지속 가능성은 고민거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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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정부의 배당선진화 제도 도입으로 올해부터 처음 실시된 ‘벚꽃 배당’이 화려한 피날레를 향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자본시장법이 아직 개정되지 않으면서 2023년 결산배당과 2024년 1분기 분기배당의 배당기준일이 대거 3월말에 중복됐다. 배당주 투자자로서는 결산배당 기업과 분기배당 종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다.

결산배당은 배당금이 높지만 연 1회 배당에 따른 배당락도 크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배당락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종목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하거나 배당소득세 개편시 배당이 확대될 수 있는 기업을 추천하고 있다.

◇ 벚꽃 배당 피날레?···결산배당·분기배당 대거 중복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을 배당기준일로 설정한 기업으로부터 배당금을 받기 위해서는 이날까지 해당 종목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주식을 매수하면 이틀 이후 주주명부에 등재되기 때문이다. 이는 영업일 기준으로 올해는 3월 마지막 영업일인 3월 29일 혹은 1분기말인 3월 31일로 배당기준일을 설정한 기업들 모두 해당한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선배당액·후배당일 도입을 권고하면서 상장사들이 대거 결산배당 기준일을 지난해말에서 올해 2~3월 중 특정일로 변경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의 기업들이 2023년 결산배당기준일을 이달 29일로 변경했다.

해당 기업은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나라셀라, 두산밥캣, DB금융투자, DB손해보험, 미래에셋증권, 부국증권, 삼천리, HL홀딩스, LS머트리얼즈, 유진투자증권, 제주은행, 기업은행,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퓨처엠, 한솔로지스틱스,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현대제철, 현대차증권, 현대해상화재보험 등이다.

2023년 결산배당 기준일로 3월 31일을 설정한 현대글로비스의 경우에도 배당기준일은 영업일 기준이기에 이날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결산배당 기준일을 3월말이 아닌 다른 날로 설정했다. 삼성카드와 삼성화재 등은 결산배당 기준일로 이날을 설정했다. 4월로 변경한 기업들도 있다. SK, SK네트웍스, CJ대한통운은 4월 1일, 두산, 하나투어는 4월 2일, 이마트는 4월 3일, 현대위아는 4월 4일, CJ는 4월 5일이다.

결산배당과 별도로 분기배당을 실시중인 기업들도 올해 3월말을 배당기준일로 삼고 있다. 결산배당과 달리 분기배당에서 선배당액·후배당일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데 아직 개정이 되지 않았다. 올해 국회에서 자본시장법이 개정된다면 내년부터는 올해와 같은 배당기준일 중복은 대부분 사라질 전망이다.

올해 3월말을 기준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POSCO홀딩스, 우리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JB금융지주, CJ제일제당, HD현대, 현대차, SK텔레콤, 효성ITX, 케이카, 아이마켓코리아 등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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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당락 우려···자사주 소각·배당소득세 개편 변수

배당투자자들로서는 선택지가 다양하지만 배당락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배당금보다 배당락에 따른 주가하락 폭이 더 크다면 결과적으로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기아의 경우 지난 20일을 배당기준일로 결정하고 2023년 결산배당금으로 주당 5600원을 지급했는데 배당락일인 19일 주가가 전날 종가(12만8000원) 대비 9100원(7.11%) 급락한 11만8900원에 장을 마쳤다.

배당락이 투심을 악화시켜 주가 하락이 지속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아의 경우 배당락 이후에도 주가 하락세가 지속됐고 이날 11만4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결과적으로 주당 5600원의 배당금을 받으려다 이날 종가 기준 주당 1만3600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삼성화재 역시 2023년 결산 배당금은 주당 1만6000원이었는데 배당락일인 이달 26일 주가가 1만9000원 하락했고 이날도 8000원 하락했다. 주당 1만6000원의 배당금을 받지만 주가 하락폭이 2만7000원에 달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험주와 증권주 대부분이 배당락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초 이후 기관과 외국인이 꾸준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지만 배당투자 목적의 수급도 있을것으로 보이는 바 배당락 이후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혹은 배당소득세 개편에 따라 향후 종목별로 배당락 충격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보험주의 경우 회계상 문제로 자사주를 소각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증권주는 자사주 소각에 적극 나서면서 배당락 충격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정책을 발표한 상태다.

배당소득세 개편 수혜주로는 삼성생명과 키움증권이 주목받고 있다.

안영준 연구원은 “삼성생명 대주주는 상속세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6년 4월까지 매년 납부하고 있어 배당 확대를 통한 재원 확보 수요가 있을 것이고 키움증권 대주주 역시 증여세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5년까지 일정금액을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주주의 현금흐름 확보 의지가 높을 것으로 판단하며 배당소득세 경감 정책 시행 시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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